연말연시니까요. 오늘 아침에 갑자기 떠오른 드래곤 이야기부터 시작하지요.
1.발단
인간으로 의태(폴리모프)한 드래곤들은 상당한 능력자입니다. 많은 세계관, 많은 소설에서 절대자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지요. 마법은 발군이고, 검술 능력도 상당합니다. 예전에는 팔방미인이었으나 지금은 마법사나 검사 등 특정 직업군의 스킬을 갖습니다.
드래곤의 능력이 뛰어난 이유를 어떤 소설에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드래곤은 원체 뛰어난 종족이고, 특히 신체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따를 존재가 없다고.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드래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몸을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배운다면 그 자체로도 이미 기술이 완성되는 겁니다. 이 소설에서는 드래곤이 해츨링에게 말을 타고 이동하는 도중 검술을 가르쳐주는데서 언급이 있었습니다. 일행인 인간들은 이 둘이 드래곤인걸 모르고 있다보니 그렇게 말로만 검술을 가르쳐도 되느냐고 생각하지만, 드래곤들은 아무렇지 않게 가르침을 주고 받습니다.
이 장면만으로 소설이 뭔지 떠올리실 분 있을까요. BMG. 작가가 군대 가기 전에 1차 완성낸 뒤, 제대해서 리메이크 하던 도중에 나온 설정입니다. 초고에는 저 언급이 없었습니다. 리메이크 버전은 완결이 나지 않았다고 기억하고, 출간 여부는... 아마 안되었을 겁니다.
2.전개
막장 소설 전개로 유명한 몇몇 소설들이 있고, 실제로 『초룡전기 카르세아린』은 특정 전개 때문에 중도 하차했습니다. 중간에 윤간이 등장했거든요. 물론 그 앞에 매드매지션이 등장했고, 매드매지션이 미친 이유가 드래곤 때문이란 걸 알고 나서는 더더욱 식었지만, 하여간.
설정의 막장성은 LMK가 참 대단했습니다. 약자인 LMK로 더 유명하지만, 생명의 나무를 찾아서가 원래 제목인 걸로 기억합니다. 출간은 되었다고 기억하지만, 그 당시의 종이책 판타지 출간은 모종의 사유로 BL판에 널리 알려진 그 무시무시한 출판사와 비슷합니다. 계약 이야기가 나온 적은 없지만 하여간, 출판사에서 멋대로 완결낸 경우도 있다고 알거든요. 궁금하시다면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된 도서나 장서 100만권 전후의 대학도서관 서고에 있을 책들을 확인해보세요. 초기 출간작인 『용의 신전』도 매우 엉망진창입니다. 편집은 둘째치고 오타 검수도 안되었더란 기억이 아련. 황금가지는 대형 출판사의 자회사로 설립되었으니 좀 나았지만, 비슷하게 대형출판사의 자회사 혹은 형제회사인 모 출판사는 엉망이었다고 기억합니다. LMK말고, E2로 줄여 불리는 에누마 엘리시도 완결이 한참 멀었음에도 강제 완결되었다-는 기억이 어렴풋이. 물론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관련 자료는 더 찾아봐야겠지만요.
LMK는 1부와 2부의 느낌이 사뭇 달랐다고 기억합니다. 대마법사와, 그런 대마법사의 제자인 지크프리트가 주인공입니다. 이들 둘이 여행을 같이 하는 거죠. 그리고 그 도중에 나왔던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참 뭐라 말할 수 없는 막장이었습니다. 지크프리트는 보호자의 손에 의해 죽을 뻔한 적이 여러 번이었는데, 그러한 학대는 대마법사의 친구인 그 왕이 기저에 있었습니다. 왕의 잘못에 의해 모든 관계가 무너졌으니까요. 아.. 그 왕. 고이 죽이면 안되는데, 그냥 두어서는 안되는데.... (빠드득)
3.절정
여기까지 생각하다보니 완결이 났는지 아닌지 가물가물한 The Paper가 떠오릅니다. 자- 뻬빠-가 아니라 더 페이퍼 맞습니다. 요미코 리드맨도 R.O.D.도 아닙니다. 이런 저런 일들을 떠 맡는 용병에 가깝지만, 일을 해결할 수록 여러 사건에 휘말리고 또 군식구가 늘어나 생활비를 더 벌어야 하는 종이술사가 주인공입니다. 본인도 과거가 있는 모양이지만 ... 하여간 주인공도 매력적이고 그랬는데. 홈페이지에서 조금 더 연재하시던 걸로 기억하지만 그 뒤로 홀랑 잊었습니다.
솔직히 LMK와 미놀라이아가 뒤섞인 릴레이 연재소설 마룡난무도 보고 싶지만, 그 이야기도 아마 블로그 어디에서 한 번 더 했을 거고요.
4.결말
그리하여 뜬금없이, 연말을 아도니스로 달리는 중입니다. 아놔. 금요일 21시 원고 마감은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