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BL, 현대 배경입니다.'ㅁ'

조아라 연재 당시 자주 내용 소개를 했으니 넘어갈까 하다가 적어봅니다.

열성오메가인 상현은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알파를 만나지 않았지요. 근무하는 광고회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인력으로 인정 받지만 오메가로서 추행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러다가 더 나이 먹으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절박함에, 정자은행을 이용한 오메가 센터의 프로젝트에 참여합니다. 극우성알파의 정자를 이용한 수정란을 열성오메가의 포궁에 착상시켜 임신과정 전체를 살피는 프로젝트입니다. 임상시험이었지요.
회사에는 사귀는 알파가 외국에 있다고 둘러대고 혼자서 미혼부로 아이 키울 준비를 합니다. 그간 열심히 일한 덕에 일을 한동안 못한다고 해도 문제 없을 정도로 돈을 벌었고, 그러니 문제는 없습니다. 거기에 프로젝트 자체가 불임 오메가를 위한 프로젝트이다보니 태어나는 아기에 대한 지원 조건도 매우 좋습니다.
숙면하고 운동하고 몸 만들어서 프로젝트 참여했더니, 착상한 수정란이 둘이랍니다. 쌍둥이로군요. 열성 오메가인데 거기에 쌍둥이라면 정말 몸을 사려야하지요.

하지만 변수가 발생합니다. 회사일이 발목을 잡네요. 가능한 업무를 덜 맡고 야근 없이 지내며 보내려 했더니큰 프로젝트의 인재가 부족하다며 맡아 달랍니다. 일은 딱 할만큼만 하겠다고 선을 긋지만 회사 상사들을 보면 이 회사는 분명 블랙기업입니다. 당연히 일은 점점 꼬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광고 모델로 클라이언트가 매우 강력하게 요구한 배우 시준을 만납니다.

시준은 극우성알파고 사생활이 매우 문란합니다. 제멋대로인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고요. 그런 인물이다보니 상현과는 앙숙입니다. 업무적으로 만나면 그런데.. 그러한데....?


아. 물론 중반까지 둘은 내내 싸웁니다. 처음에는 제멋대로인 모델과 어떻게든 고삐 매고 끌고 가려는 광고회사 팀장으로 만나서 으르렁 대지만 몇 차례 걸쳐 만나면서 조금씩 바뀝니다. 상현은 시준을 질색하고 피하려 하지만 묘하게 시준 옆에 있으면 몸이 편합니다. 입덧도 덜하고 유산기도 덜합니다. 시준은 알파 애인이 있다는데 코빼기도 본 적 없고 혼자서 임신과정을 버티는 상현을 보고, 처음에는 관심을 안 두었다가 점차 이것 저것 챙겨주며 마음을 줍니다. 과정을 보면 시준의 짝사랑 기간이 훨씬 더 깁니다.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쫓아다니다가 이런 저런 오해가 있고, 계약하여 잠시만 옆에 있겠다고 빌어서 상현의 옆에 있었으니, 시준이 지는 게임입니다. 그러다 둘이 동등하게 서는 것은 소설 끝부분이군요.
임신해서 출산하기까지가 본편이고 출산 이후의 이야기는 외전으로 나왔습니다.


만.
오메가버스 세계관의 임신 이야기를 보면 가끔 허허로운 웃음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 소설도 그랬고요. 일단 오메가는 임신을 매우 간절하게 원한다는 것 자체가 미묘하지요. 그리고 소개하는 임신 과정도, 오메가의 포궁 위치나 전체 과정이 여성과 유사하다는 걸 생각하면 앞 뒤 안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페로몬 부분이 아니라 이런 부분이 말이지요.
임신 초반, 업무를 하고 돌아온 상현은 아랫배가 싸르르 아파오는 것을 느끼고는 친구를 호출합니다. 은성은 애인인 민훈과 함께 와서 이런 저런 검사를 합니다. 그리고 민훈은 아기들에게는 문제 없고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 것 같다, 위염이다라고 진단합니다.

..
저기, 위염 걸리면 아픈 배는 명치 부근 아닌가요. 찌르르하게 아프다고 해도, 아랫배가 아프려면 그보다 아래, 그러니까 최소 소장에서 문제가 생겨야 할 겁니다. 게다가 해부학적으로 포궁의 위치는 골반 안쪽, 아랫배잖아요. 위가 거기 있을리 없고.

『별을 따다 생긴 일』은 임신 자체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지만 같은 세계관의 다른 소설들은 종종 외전으로 빠집니다. 그리고 임신한 그 주인공들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이더군요. 제 주변의 임산부들이 보이는 반응과는 다른 것이, 이제는 쉽게 넘어가지 못하겠다 싶습니다. 많이 알게 되니 이전에는 달달하다 넘어갔던 이야기도 다시 보이는군요.(먼산) 특히 트위터에도 꾸준히 올려주시는 임신일기 등등을 읽고 나면 임신에 대해서 재고찰할 필요를 느낍니다.

SF나 판타지 속에서 등장하는 임신 장면에 대한 논의는 나중에 다시 생각을 정리해서 써보겠습니다.:)


퍼즐나비. 『별을 따다 생긴 일 1-2』. W-Beast, 2018, 각 2천원.



아. 해피엔딩입니다. 꽉 닫힌 해피엔딩.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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