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저 제목에 동의하지 않으실지도 모릅니다. 이미 읽은 사람들 중에는 어떻게 이우연이 귀여울 수 있냐고 입에서 불을 뿜을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뭐, 사람마다 감상은 제각각이니까요. 전 이우연도, 임태훈도 매우 귀엽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메가버스 세계관의 BL입니다. 『청춘만가』를 읽고 난 그 뒤에 다른 오메가버스 세계관을 셋 쯤 보았는데 그 중 하나입니다. 이전에 『가이드의 조건』을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이쪽도 궁금해서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외 다른 외전이나 스핀오프가 나오지 않는 거냐며 울부짖었지요. 최소 세 건은 나올 겁니다. 아니, 나이트만 연애를 했으니 킹을 포함해 퀸과 비숍, 룩 모두 연애담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최소한 룩의 연애담은 연재 예정인가 보군요.


조아라에서 연재되었던 건 기억하는데 그 당시 손은 안댔습니다. 아마 한창 조아라를 접고 있던 시점이라 그런게 아닌가 기억하는데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이드의 조건』은 가이드버스, 『나이트를 잡는 방법』은 오메가버스로군요. 둘 다 재미있게 보았지만 전혀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세계관 자체가 다르니까요.



임태호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평범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 받은 후배가 있다는 겁니다. 그 후배가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거든요.

태호는 군대 다녀오는 시기가 엇갈려서 동기들이 모두 졸업한 이후에 마지막 학기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 때, 신입생으로 갓 들어온 이연우를 만납니다. 극우성알파에 재벌 3세. 전혀 연이 없을 것 같았지만 연우가 선배 멘토를 해달라고 찾아오면서 인연이 됩니다. 그리고 그 인연이 8년이나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연우는 태호를 꽤 오랫동안 만나왔습니다. 사실 관심을 갖게된 것은 매우 사소한 사건이었는데, 그 이후 호기심이 생겨 접근하고, 인연을 이어온 것이 벌써 8년입니다. 오메가 연인이 있다고 하는 선배다보니 그런가하고 접었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태호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초반에 쉽게 드러납니다. 임태호는 열성오메가이며, 이 사실을 감추고 베타인 척 하기 위해 억제제를 계속 복용해왔습니다. 그렇게 가까운, 그리고 유일한 후배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은 책 끝부분까지 내내 태호의 발목을 잡습니다.


오메가라는 사실을 감추고 베타인척 하는 태호, 그리고 왜 선배가 그렇게 친한 나에게도 오메가란 사실을 밝히지 않았을까-라고 고뇌하며 접근하는 연우는 매우 귀엽습니다. 특히 나이트라는 별명 대로, 손대면 그대로 손목이 날아갈 것 같은 무시무시한 극우성알파지만 태호의 반응을 두고 몇몇 사람들 앞에서 연우가 보이는 모습은 정말로 귀엽습니다. 그러니까 태호 앞에서는 안 그런척 내숭을 떨지만 형이나 누나나 친한 사촌들 앞에서는 그야말로 울부짖습니다. 왜 우리 주인님(?)은 나를 안 좋아하시는 거지? 나에게 관심이 없는 거지? 라면서 마구 날뛰는 시저(feat. 『동물의사 닥터 스쿠루』)를 보는 듯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태호는 꼬마에 가깝습니다. 아파도 아닌척, 성실하면서도 공부도 잘하고, 그렇지만 소시민. 음. 설명은 이상하지만 하여간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구조는 얼핏 할리킹으로도 보입니다. 재벌 3세와 소시민이라는 점에서 말이지요. 하지만 한 발짝 들어가서 보면, 이 구조가 작동하는 것은 클라이막스에서 일뿐, 그 외의 연애담은 매우 평범합니다. 그러니까 평범한 로맨스에 가깝다는 이야기입니다. 말할 수 없고, 감추고 있는 것이 있기에 바로 다가가기 어렵고, 그렇다 보니 거꾸로 약점을 잡히기도 하고. 거기에 양념을 더하는 거은 오메가버스 세계관에서 보이는 오메가에 대한 시선과 히트사이클, 그리고 각인입니다.



뭐라해도 해피엔딩입니다. 모두가 행복해지지는 않지만 행복하지 않은 그 사람은 벌 받을 짓을 했습니다. 그러니 불행한 길로 본인이 그대로 걸어들어간 셈입니다. 그 사람을 빼고 나머지들은 행복하며, 앞으로 다른 이야기에서 등장할 누군가는 거기서 행복해지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진램. 『나이트를 잡는 방법 1-2, 외전』. 피아체, 2017, 1-2권 각 4500원, 외전 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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