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가 말했습니다.

"이번에 갈 때 느끼 만땅 치즈케이크를 들고 가지."

얼마나 느끼하면 만땅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할까 싶었지만 치즈케이크와 만나고서 알았습니다. 그래, 넌 느끼할 수 밖에 없다.

이리보면 일반적인 베이크드 치즈케이크와 별로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옆에서 찍으면 알게 됩니다. 굉장히 높아요!
21cm틀(7인치가량)에 구운 베이크는 틀에 가득찰 정도로 재료를 담았나 봅니다. 높이만 해도 무시무시하게 높습니다. 하지만 놀란 것은 재료 분량을 들은 뒤였습니다. 전분과 달걀 등은 최소한으로 집어 넣고 치즈케이크라는 이름에 걸맞게 환상적으로 크림치즈를 넣었습니다. 21cm 틀에 크림치즈 400g이 들어간다는 것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크림치즈 400g이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두 통입니다. 그러므로 칼로리는 ... 계산하지 않습니다.

단면.
속살이 하얗습니다. 뽀얀 저 속살..

왠지 잘린 단면 느낌이 묘하죠? 일반적인 베이크드 치즈케이크보다 저 촉촉해 보이지만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저 모습. 먹는 내내 크림치즈를 퍼 먹는 것 같은 환상에 시달렸습니다. 에스프레소와 함께가 아니라면 도저히 그 느끼함을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다들 조그마한 것으로 한 조각씩 먹고는 느끼해를 외치며 뻗었지요. 에스프레소는 있었지만 분량상 그걸로는 절대, 절대 부족했습니다.

느끼하다고 좌절했으면서도 지금 왜 다시 이 치즈케이크가 떠오를까요. 인체의 신비입니다. 흠흠;

인천공항 지하 1층에 마두가 있다고 해서 뒤져보니, 마두가 아니라 뚜레주르 옆에 카페 K뭐시기라고 이름이 붙어 들어와 있습니다. 찐득찐득하고 달달한 터키 아이스크림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처음으로 먹어본 것은 인사동 거리에서였지요. 그리고 이번에 먹으며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터키 아이스크림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역시 하겐다즈가 최고예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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