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평소보다 깁니다. 하지만 오늘의 주연인 두 케이크를 다 적다보니 길어질 수밖에 없네요.
언젠가 공방 다녀오는 길에 구입한 빵나무의 블루베리타르트와 그 날 새벽에 도착한 아꼬떼 뒤 파르크는 그 다음날 점심으로 먹었다고 기억합니다. 양이 좀 되다보니 간식으로 먹기에는 많더군요. 그래서 끼니. 위장을 줄일 겸 아예 끼니로 삼다보니 여행 가서도 디저트가 끼니가 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게다가 여행 가면 긴장해서 위가 줄어드니 더더욱 그렇지요.
블루베리타르트는 가격이 상당히 저렴했고, 그 가격에 비해 맛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새콤달콤한 블루베리의 맛이 적절히 바삭한 타르트 바닥, 그리고 촉촉한 속재료와 잘 어울리더군요. 게다가 크기도 작지 않아서 홍대 임대료 생각하면 이 가격으로 괜찮은가 싶더랍니다. 여기 밤 바게트도 상당히 괜찮아요. 밤이 듬뿍 들어 있는데다 겉은 단단하고 속은 말랑한 바게트 속에 밤을 넣으니 그것도 재미있습니다. 다만 겉이 단단하고 질기니 먹는데 조금 애를 먹는게..=ㅠ=
윗 사진, 접시 밖 노랑 사탕모양의 포장을 풀면 레몬 모양의 케이크가 하나 튀어나옵니다. 가격이 높은(6700원)지라 실물을 받아보고 조금 많이 당황했지요. 하지만 먹어보면 또 나름 이해가 됩니다.
마켓 컬리의 설명을 보면 아꼬떼 뒤 파르크는 메종엠오의 두 번째 공간이랍니다. 서울숲 근처에 있다는데, 서울숲이건 내방역이건 둘 다 집에서 멀다보니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하여간 마켓컬리에 레몬 케이크가 들어온 걸 보고 덥석 집어들었으나 크기와 가격에 조금 좌절했습니다.
그 좌절감은 먹어보고 나서 과연-이라는 생각으로 바뀝니다. 과연. 한 조각 잘라 입에 넣고 보니 레몬향과 맛이 확 올라옵니다. 즙만 넣은 것도 아닌게, 속에 레몬필도 들어가 씹는 맛도 느낍니다. 이거, 제가 집에서 만든 그 전혀 안단 레몬 마말레드를 넣고 케이크를 만들면이라고 가정한 것보다 훨씬 고급스럽군요. 하기야 치즈도 들어갔다니 촉촉한 반죽에 씹을 때마다 레몬의 존재감이 마구 뿜어져 나오니 그렇습니다.
메종엠오의 마들렌글라세와는 또 다른게, 그건 마들렌에 레몬 글라세를 발라서, 글라세가 부서지는 식감과 거기에서 느껴지는 시고 단 맛이 함께 치고 오는데 비해 이건 치즈케이크의 존재감은 살짝 덜한 그런 식감에 레몬의 맛과 향이 올라옵니다. 지향성이 다른 거겠지요.
상당히 마음에 들었으나 한 번에 혼자 다 먹기는 약간 크고, 그렇다고 두 번에 나눠 먹기에는 아쉽고. 누군가 손님을 초대해 나눠 먹는다면 그 때 다시 도전할 겁니다. 혼자 먹기에는 마들렌글라세가 더 제 입에 맞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