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펀드에서 상시판매 중인 상품중에 마카롱이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펀딩 당시부터 특이한 맛에 끌려 도전해볼까 생각했는데, 얼마 전 트위터를 비롯한 여기저기에서 마카롱바람이 불었지요. 용인의 모 마카롱 가게에서, 마카롱 10개를 먹은 손님을 두고 비아냥대는 댓글을 달고는 아니라고 부인했다가 CCTV 장면까지 올리고 나중에는 해당 손님이 스파이였다고 주장하며 고소하겠다고 하다가 고소장에 적힌 이름과 통신판매 시의 입금자 명이 달라 고발당했습니다. 통신판매업 허가를 받아두지 않았고 거기에 탈세 의혹이 더해졌다나요.
하여간 그 사건 때문에 갑자기 다들 마카롱 광풍에 휩싸여 유명 마카롱집들은 며칠간 내내 품절이었다고 합니다. 저도 집 근처의 마카롱집을 찾아가서 달래려 했지만 엄청나게 실망하고는 이전부터 벼르고 있던 상상마카롱의 세트를 충동구매로 구입했습니다. 이게 충동구매인 것은 6개짜리가 아니라 12개짜리를 구입해서 그런 거죠. 혼자 먹기에는 조금 많잖아요.
이 집의 특징은 몇 가지 독특한 맛에 있습니다. 바닐라나 초코 같은 일반적인 맛 말고, 특이한 맛이 있는데..
곰취 마카롱, 오미자 마카롱, 서리태 마카롱이 그겁니다. 곰취 마카롱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일단 이것부터 도전했습니다. 괴식일지 미식일지는 먹어봐야 알지요.
아, 그 전에 태공을 놓고 사진을 찍어야지요. 택배비도 있어서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마카롱집 찾느니 그냥 여기서 사다가 냉동시켜서 먹고 싶을 때 먹는 것이 좋겠다 생각할 정도로요.
여섯 개 맛이 각각 두 개씩 들어 있습니다. 총 12개.
..OTL 근데 왜 근접 사진을 찍은 것이 없지요. 으억. 그리하여 먹은 당일에 트위터에 올렸던 사진을 들고왔습니다.
제일 먼저 손댄 것이 곰취맛이었습니다. 이게 가장 맛있다고 듣기도 했고, 무엇보다 독특한 맛일 테니까 궁금하더라고요.
한 입 베어무니 처음에는 단맛이 도는데 그 직후 쌉쌀한 곰취맛이 치고 올라옵니다. 그 풋내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만도 하더라고요. 한데 마카롱 자체의 완성도가 높습니다. 제 취향의 마카롱인게, 겉부분은 살짝 굳어 있고 속은 촉촉 말랑합니다. 그 직전에 먹었던 가게의 마카롱은 어떻게 구운 건지 과자의 굳은 부분이 두껍고 속은 또 질깁니다. 심지어는 과하게 구운 건지 달고나처럼 바삭하다못해 딱딱한 설탕과자가 된 부분도 있더군요.
그런 마카롱을 먹다가 속이 촉촉하고 크림부분은 적절하며 많이 달지도 않아 커피와 곁들이기 딱 좋은 마카롱을 만나니 행복할 수밖에요.
곰취를 먹다보니 이거 상당히 맛있어서 부모님께도 감상을 들어봐야 겠더랍니다. 그리하여 잽싸게 부모님께도 한 조각씩 드렸는데, 어머니는 별 말씀 없으셨지만 아버지는 그 즉시 답이 옵니다.
"오, 맛있어."
빵 좋아하시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마카롱도 마음에 들어하실줄은! =ㅁ=
그 다음으로 먹은 초콜릿도 맛있었습니다. 과자도 초콜릿 크림도 가나슈. 그리하여 즐겁게 홀랑 다 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그 두 개가 한계였지만. 커피가 더 있었다면 한 두 개 쯤은 더 먹을 수 있었을지 몰라도 여러 개는 못 먹습니다. 종일 굶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마카롱의 단맛은 역치값이 낮은 편입니다. 그보다는 최근의 단맛 역치값이 낮다고 해도 되겠네요.
하여간 통장 잔고 확인하고 다음 주문 들어갈 예정입니다. 지방 산다고 마카롱 못먹지 않아요! 제게는 원거리 배송이 있어요! 그러니 이제는 안심하고 마카롱 고파도 됩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