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워크 퀼팅을 풀어쓰면 얼추 조각잇기 누빔쯤 될 겁니다.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닌게, 한국의 조각잇기와 서양의 패치워크가 같은 것은 아니고, 퀼팅과 누빔도 방식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조각잇기는 감침질로 하지만 패치워크는 홈질이지요. 퀼팅도 땀의 정도가 다릅니다. 한국의 누빔은 1cm 안에 세 땀이라더군요. 하하하하하.



조각잇기를 시작한 것은 나리타 미나코의 『CIPHER』에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 한창 이쪽에도 관심을 두고 있었던 때인데, 마침 좋아하는 만화에 패치워크 도안이 나오더군요. 애니스가 사이퍼와 시바에게 만들어 준 이불입니다. 조각잇기는 손으로 했지만 퀼팅은 재봉틀을 썼다고 하던가요. 아마 솜은 얇은 것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 때 패턴을 보고 홀딱 반해서 실제 만들어 보고 싶다 생각하다가, 도안을 그려 비슷하게 나온 것 대로 시도합니다. 그 때 처음으로 동대문 천 상가들을 돌아다녔지요. 조각천도 꽤 있어서, 도움을 받아 가운데의 갈색을 골라 만들었습니다.


양 옆의 파랑과 빨강은 일본 여행 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모았습니다. 초록도 해볼까 생각은 했지만 도중에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렇게 천을 모으다보니 천의 양이 상당히 늘었던 데다, 그 즈음 데일리라이크에서 천을 사기 시작하면서 다른 쪽에 손을 댔던 겁니다. 그렇게 천이 늘어나다가는 감당 못할 수준이 되겠더라고요. 그리하여 조용히 초록색은 마음을 접었습니다.



사실 더 이상 퀼트 작품을 안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저 퀼트 소품의 '주인' 때문입니다. 음, 사실 저 것 만들 때 하나씩 다 주인을 두었습니다. 만들고 나서 어디 쓸까 하다가, 구관을 들고 다닐 때 둘둘 말고 다니는 매트 대신으로 썼거든요. 맨 첫 작품인 갈색은 첫째인 운하에게, 그 다음 들어온 진하를 위해서는 바로 파랑색 매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빨강은 세 번째로 들어왔던 진영이에게 주었다가, 진영이와 정연이가 둘 다 들어왔다 나가면서 그냥 두었습니다.


지금은 제일 작은 매트인 갈색을 꼬마 휴이에게 주고 파랑은 진하가, 빨강은 운하가 쓰는 셈입니다. 15년에 들어온 막내는 엊그제야 첫 번째 사진을 찍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귀여워서 흡족하게 보는 중입니다. 일단 텐션부터 갈아야 하는데 MSD용 텐션은 줄이 더 얇지요. 지난 여행 갈 때 텐스미 들러 올걸 그랬나봅니다.



여튼 꼬마들 사진은 다음에 올려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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