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모리 토키오, <상냥한 용의 살해법>, 대원씨아이, 2005
걸어 놓은 링크는 5권입니다.

현재 6권까지 나와 있지만 삽화가가 바뀌는 바람에 5권까지만 구입하고 신나게 재탕에 재탕을 하고 있습니다. kiril님은 대강 예상하고 있었겠지만 격침당했습니다. 내용도 그렇거니와 삽화에서도 홀딱 반한거지요. 가장 좋아하는 삽화는 1권 첫 번째 삽화입니다. 주인공들의 대면신이지요.
(그러고 보니 츠모리 토키오의 소설은 둘다 삽화 때문에 질려서 뒷 권을 안사게 되는군요. 삼천도 그렇고 상냥용도 그렇고.)

제목만 봐도 알겠지만 판타지 소설입니다. 그리고 이 책의 성격은 책의 라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대원씨아이의 B愛노벨이라지요. 그렇지만 상당수의 독자들이 분개하는 대로 소프트의 극치를 달리고 있으니 단련만 되어 있다면 그냥 일반적인 연애물로 보아도 문제 없습니다. 정작 이 책을 읽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소는 이런겁니다.

윙크일지, 댕기일지. 아마 이슈는 아닐 것이라 생각하지만 옛날 옛적에 연재되었던 어느 단편만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신데렐라 패러디였지요. 신데렐라는 성격이 무지막지한데다 못생겼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성격으로 윽박질러서 화장발로 무도회에 나갑니다. 당연히 왕자는 신데렐라를 선택했으나.. 맨 마지막에 물 벼락을 맞은 신데렐라는 화장이 지워져 본 얼굴을 왕자에게 보이게 됩니다. 신데렐라의 본판 얼굴을 본 왕자는 그 순간 닭살이 돋아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한 마리 닭이 되어 하늘로 날아갔다 합니다. 만화의 맨 마지막 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소녀는 눈물 그렁그렁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들려준 어머니에게 묻습니다.
"이것이 치킨스타에 얽힌 전설이로군요."
"그렇단다."
짧은 만화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보통 닭살이 돋는다고 하면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모 동인 소설의 본편이 끝난 뒤, 외전이 나올 때 쯤 작가가 한 말입니다.

겨울 이불에 쓰실 닭털이 조금 부족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닭털이 풀풀 날리는 외전을 쓰기로 했습니다.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강 이런 이야기.
장광설이 되었지만 결론은 그겁니다. 이 책은 위의 두 이야기를 합친 것만큼이나 강력한 변신 파워-치킨파워메이크업!-를 구사합니다. 이 책은 솔로지옥 커플천국을 외치는 커플천국주의자의 경전이며 솔로천국주의자들에게는 굉장한 정신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

물론 책이 재미가 없다거나 한 것은 단연코 아닙니다. 삼천세계도 그랬지만 한 번 잡으면 끝을 봐야하는 무서운 소설입니다. 솔로전사들마저도 그 커플들의 행각에 빠져서 팔에 돋은 닭살들을 대패로 긁어가며 읽어 가게 되니까요. 삼천은 페로몬 대마왕이 둔감 대마왕이기도 해서 페로몬에 홀린 고양이들이 헛손질을 하고 있다면 이쪽은 흑묘 백묘가 쌍으로 놉니다. 거기에 흑묘의 조상들까지 출몰해 자신들의 커플담을 줄줄이 읊은 뒤에 백묘를 쓰다듬어주고 가지요. 백묘의 조상도 나타나서 흑묘를 데리고 노는 것을 보면 참...(먼산)


그래도 아주 오랜만에, "마비노기 캐릭터로 구체화 시켜 보고 싶은" 캐릭터들을 만났습니다.;
달큰하다 못해 꿀단지에 빠져 허우적 거리다 익사할 것 같은 이야기이니 주의가 필요하지만 어차피 이것도 액체니 얼려가며 보시면 읽는데는 문제 없고요. 달달한 맛에 두 번째 읽다가 뛰쳐나가 아예 새 책을 사와서 히죽거리고 보고 있으니 지름신의 강림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 것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피하셔야겠지만요.

덧붙여 대놓고 S에게.
추측컨대, 딱 네취향이다.-_-;;; 빌려줄게.

덧붙임 2. 원서 구입 예정입니다.-_-;;;;;;;;;;;;;;;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