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경험담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Wish List는 함부로 대하지 말라. 분명 언젠가는 지르고 만다.

2.스트레스는 충동구매의 지름길이다.

3.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



하지만 분명히 언급하지만, 전 에바덕이 아닙니다.(단호) 매번 넨도로이드를 구입하면서도 주장하지만 저는 달빠가 아닙니다. 그저 그 캐릭터를 좋아하고 그 분위기를 좋아할 뿐이란 말입니다.(단호2)

그러니 집에는 에바 TV판 리마스터링 DVD만 있고, 한 번도 돌려본 적이 없으며, 심지어는 에바 전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도 없습니다. 물론 에바 극장판은 영화관에 가서 보았고 1편은 DVD, 2편은 블루레이로 구매했지만 특별히 에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저 자신도 상당히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일부 컨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그걸 지르는 걸 보면 참, 왜 좋아하는 것인지 분석하기 쉽지 않다니까요.



2016년 6월 말에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노리다케 × 에반게리온 = 티세트(http://esendial.tistory.com/6779)".


프리미엄 반다이에서 노리다케와 손을 잡고 에바 티세트를 내놓은 겁니다. 이 당시 가격은 2만엔에 조금 못미치는 정도였습니다. 19440엔이면 노리다케 찻잔 치고는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세트라는 것을 감안해도 찻잔 한 조에 1만엔 가까이 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그 당시 구입에 실패한 것은 프리미엄 반다이 홈페이지에서 제 카드를 뱉었기 때문입니다. 결제가 안되더군요. 한참을 시도하다가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습니다. 배송대행 등의 험난한 과정과 낮지 않은 환율 생각해서도 지르겠다 마음먹었음에도 말입니다.



1월 여행 직전. 이런 저런 업무가 터지면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동시에 증가하니 기분 전환을 할만한 것을 찾아보겠다며 아마존을 뒤적거렸습니다. 이전에 지름목록에 올려 놓고 지르지 못한 것들이 떠오르니 한 번 검색이나 해보자 생각한 것이지요.

그리고, 결론은. 하하하하하하하하.



파일명을 날짜로 적었습니다. 1월 12일. 그 전날에 다른 물품 주문하기 전, 아버지의 공구 때문에 호텔에 연락을 해두어 택배를 받을 수 있나 문의하고 확답을 받아둔 상태였습니다. 그러니 고이 호텔로 배송합니다. 편의점 배송이 가능한지는 시도해보지 않았습니다.

구입 가격이 저 판매가격보다 상당히 높았던 고로 여러모로 머리를 굴렸지만, 환율과 배송대행비 등을 고려해도 이번 구입 가격이 싸지는 않았습니다. 얼추 비슷하거나 구입 가격이 약간 더 높은 정도였지요.






그리고 여행 때의 기록. 편의점 배송을 신청했던 물건의 배송상자가 더 큽니다.-ㅁ-;



무사히 잘 들고 왔지만 열어보는 것은 생협 모임에서였고, 제대로 사진 찍은 뒤에 올리겠다면서 내내 미루다가 어제야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주말에 본가가 비어 있고 사진 찍을 여유가 되는 날이 드물다는 것이었지요. 둘이 겹치는 날이 어제였습니다.





그리하여 어제의 사진들이 차례로 올라갑니다. 노리다케와 네르프의 로고가 같이 있습니다.






기름종이 커버를 벗기면 광택 종이 커버가 나옵니다.






뒷면은 아주 세세한 정보. 제작은 스리랑카랍니다.






종이커버도 벗기면 드디어 상자가 등장합니다. 이번에는 금박 로고.







상자 뚜껑을 열면 잔과 찻잔받침이 보입니다. 왼쪽에 놓인 설명서는 디자인 설명서와 그릇 사용 설명서의 양쪽입니다. 앞서 올렸던 디자인 모티브와 자세한 내용이 설명서에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내용.

왼쪽이 초호기, 오른쪽이 2호기입니다. 그릇 사용 설명서는 찍지 않았는데 금박을 둘렀기 때문에 전자렌지 사용은 안됩니다.





꺼내 놓으면 이런 모양인데, 그림만 봐서는 이게 에바 모티브의 찻잔이란 걸 맞출 사람이 있을까요.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야..=ㅁ= 굉장히 무난한 모양의 찻잔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말했던 것처럼 여기에는 커피도 좋지만 LCL을 따르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 현대 기술력으로는 LCL을 만드는 것이 어려우니 색만이라도 흉내를 내봅니다.





오설록 차 중에서 제일 진할 것으로 보이는 봉투를 고릅니다. 오른쪽의 위타드 베리베리 크러쉬 티백이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티백을 우리기 시작합니다. 색만 봐도 다르군요. 왼쪽은 노랑, 오른쪽은 보랏빛이 도는 빨강.






다 우리면 왼쪽은 노을빛에 가깝니다. 오른쪽은, 음, 강렬한 검붉은 색. 색이 조금 진하게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도 푸른빛이 살짝 도는 빨강에 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장 더.




컵들은 잘 씻어서 상자에 다시 보관해놓았습니다. 실제 사용감을 따지면 덴비가 가장 쓰기 편합니다. 제 손과 잘 맞아 그런지도 모르지만 찻잔이 가볍고 입에 대었을 때 느낌이 좋습니다. 노리다케는 살짝 애매하지만 가끔 격식 차릴 때 쓰기 나쁘지 않고요. 나중에 체력이 되면 웨지우드 오베론과 놓고 비교해보고 싶네요. 그 때 한다면 아마 밀크티와 커피의 조합으로 맞출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홍차. 얼그레이를 담아도 양쪽 색이 잘 어울릴 것이고요.


초호기보다는 2호기의 색이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립니다. 초호기는 연보라가 주조라 평소 사용하는 찻잔들과는 색 방향이 많이 다릅니다. 그래도 둘을 놓고 보면 저 찻잔 색이 특이하다는 정도로 넘어갈걸요.-ㅁ-;



다음에 언제쯤 다시 꺼내 쓸지는 모르지만, 그 때까지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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