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유리잔이면 어느 것이든 다 좋다 생각하지만 유리머그에 담으니 더 좋네요. 이게 첫 사용이라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지난 주말에는 기분이 상당히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자괴감이 해일과도 같이 몰려오던 때라 뜬금없이 맥주가 마시고 싶더군요. 집에 있는 술이라고는 코스트코에서 사온 버니니와 삿포로 뿐인데, 마시고 싶은 것은 쾨젤 같은 진한 쪽이지만 사들고 오는 것도 번거로으니 집 냉장고에서 꺼내 마십니다. 그것도 500ml 캔이로군요.


어떤 잔을 쓸가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책 정리를 하다가 커피용품 바구니에 들어 있던 저 케멕스chemex 유리머그 상자를 봐서 그렇습니다. 꺼내 써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커피는 아침에 마신 참이고, 우유 들어간 탁한 음료보다는 맑은 쪽이 잘 어울릴 거라 판단했으니까요. 그러니 커피 대신 맥주를 담기로 합니다.






훗. 예쁩니다. 저기에 커피를 담아도 잘 어울거고 흑맥주를 담아도 좋을 겁니다. 하지만 아마도 커피는 안 담겠지요. 저건 컵이 얇은 편이라 커피를 담으면 금방 식을 겁니다. 식도염이 도지더라도 음료는 무조건 아주 뜨거운 것을 주장하는 터라 유리잔에는 커피를 거의 안 담습니다. 담더라도 아이스를 담지요. 그러니 차가운 음료인 맥주도 잘 어울립니다.(흐뭇)


적고 있다보니 본가에 말고 자취방에 두고 쓸까도 생각하지만, 자취방도 이미 살림살이가 포화입니다. 참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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