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노 들랄랑드, <단테의 신곡 살인>, 황매, 2007
나온걸 본지는 꽤 되었는데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읽기로 결심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지요. 교보문고의 책 리뷰에서 꽤 내용폭로를 당한 셈이 되어 앞부분은 조금 심심하게 읽었지만 나름 독특했습니다. 흡입력도 상당히 있는게, 어제 아침 출근길에 읽기 시작해서 결국 저녁 퇴근해서 끝까지 한 번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조금은 딱딱하고 설명조인 부분도 있어, 이런 부분은 휙 뛰어넘고 읽긴 했지요.
아예 단테가 탐정 역을 맡는 소설도 있긴 하지만 이쪽은 그와 관련된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배경이 베네치아라는 것도 미처 알지 못하고(책 리뷰를 읽었는데 왜 베네치아라는 것은 못본거죠.ㄱ-) 읽은 터라 베네치아의 이야기를 보고는 흥미롭게 따라가기도 했고요.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이야기에 등장한 위원회들이 실제 움직이는 것도, 베네치아의 카니발이 무대가 되는 것도, 그 무엇보다 주인공의 감방 동료에 대한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실제의 역사 속에 살인사건이 교묘히 들어간 셈이고요.
이번에는 일부러 뒷부분을 확인하지 않고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리하여 제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찍어두고 읽어내려갔는데 헛짚었더군요.OTL 범인을 안 상태에서 되짚어 생각하니 힌트는 처음부터 있었습니다. 흑흑흑; 힌트가 있었음에도 범인을 짚어내지 못한 것은 범인이 제 취향의 인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범인이 밝혀졌을 때는 그렇군이라는 긍정의 대답과 뒤통수를 맞은 듯한 머리의 얼얼함을 동시에 느껴야 했던 겁니다.
거기에 결말도 참....ㄱ- 커플지옥 옹호론자인 제게는 고역이었습니다.
역사물을 좋아하시는 분, 베네치아를 좋아하시는 분, 정치적 음모가 뒤섞인 살인사건을 좋아하시는 분, 잔혹한 묘사는 질색이라는 분은 읽어보세요. 물론 살인사건 자체는 엽기적이지만 최근의 법의학계 스릴러보다는 훨씬 순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