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3권에는 PP 재질의 작은 일러스트 카드가 있습니다. 아마도 엘이겠지요. 금발의 보랏빛 눈이고 소설 주인공이니까요.'ㅂ'



2권의 마지막 부분이 복수 전의 전환점이라고 하면 여기서는 화려하게(?) 터뜨립니다. 원래 소설 자체가 주인공이 예쁘고 착하고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으로 보이니, 그러지 못했던 반동인물이 처절하게 괴롭힌데서 시작한 것이었고, 그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이 소설 줄거리니까요. 1권 초반부터가 반동인물이 모든 걸 다 밝히고 자신에게 휘둘린 인물들을 비웃었던 그 이후의 일입니다. 괴롭힘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다들 손이 발이 되도록 빌러 왔지만, 사실 손에다 양말 끼고 있는 수준의 간절함이고 그 바닥에는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면 당연히 받아줄 것이고 그러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깔려 있습니다. 그 사이 주인공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일말의 관심도 없었지요.

1-2권에서 그러한 관점을 사정없이 밟아버리고는 괴롬힘을 주도한 인물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습니다. 3권은 그 반동인물이 어떻게 패배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나락에 떨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은 카타르시스만을 위한 복수혈전극입니다. 그 부분에서 공감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조아라와 카카오페이지 연재 분량보다 추가된 외전입니다. 카카오페이지 쪽의 연재분량은 확인 못했고, 조아라쪽은 본편 마지막으로 마무리됩니다. 그 뒤에 각 남자주인공 후보들과의 여러 IF 외전이 있는데 종이책에 추가된 외전은 닫힌 결말을 나타내더군요. IF가 아니라 완전히 마무리 된 결말입니다. 당연히 IF 외전에 등장한 인물 중 하나인데, 저는 소설 읽는 동안 이 쪽이 짝이 될 것 같다고 밀던 인물이어서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후후훗. 사실 다른 인물들은 이러저러한 사유로 다 기각되고 이 사람만 남았더랬지요. 그런 겁니다. 그 덕에 IF 외전의 다른 인물들에 대한 위화감이 슬쩍 남더라고요..'ㅅ';



윌브라이트. 『역지사지 3』. 동아, 2017, 11000원.


책 날개에 근간으로 『차 한 잔 하실래요?』가 있던데, 빨리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쪽도 굉장히 기다리고 있어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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