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가는 일이 드물다보니 홍대에서 빵 살 일도 드뭅니다. 이 때는 마침 홍대에 볼 일이 있어서 다녀오는 김에 아오이토리에 들렀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열긴 하지만 다른 일 때문에 시간 맞춰 가느라 느지막히 갔지요.


G는 메론빵을 두 개 부탁했습니다. 아오이토리에 일부러 간 것은 사진에 보이는 저 술케이크 때문이라. 저게 브랜디 케이크였던가요. 파운드케이크 속에 절인 체리가 들어갔다는 말에 홀랑 넘어가 집어 들었습니다. 먹고 나니 저거 예전에도 먹어본 적이 있더라고요. 거기에 플레인 스콘 하나, 초코소라빵 하나, 슈크림빵 하나를 사왔습니다.



아오이토리의 빵은 먹을 때마다 기본 혹은 정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슈크림빵의 크림은 커스터드 믹스는 아닌 것 같고, 직접 만든 것 같군요. 믹스보다는 훨씬 되직합니다. 단맛도 덜하고요. 사람에 따라서는 뻑뻑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초코소라빵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림이 훨씬 되직합니다. 솔직히 초콜릿 가나슈나 초콜릿푸딩을 짜 넣은 것 같은 밀도 높은 크림이 잔뜩 들어 있습니다.


브랜디케이크는 굉장히 호불호가 갈릴 맛입니다. 한 입 받아 먹은 G는 술냄새가 난다고 투덜거렸고, 건포도도 많은데다 녹색과 빨강의 체리도 술향이 살포시 묻어 납니다. 이쯤 되니 브랜디를 넣은 홍차를 옆에 곁들여야 할 것 같더군요. 커피도 그냥 커피가 아니라 꼬냑 한 두 방울을 떨어 뜨린 그런 진한 커피가 잘 어울릴 겁니다. 애들 간식으로는 안되고 어른들의 티타임에 어울릴만 합니다.

다만 제 취향인 베키아앤누보의 파운드케이크를 넘지는 못했습니다. 방향이 좀 다르긴 하지요.


메론빵은 한 입 베어물면 메론향기가 확 올라옵니다. 모양만 메론이고 빵은 그냥 소보로 같은 빵이라고 생각했던 G는 조금 당황하더군요. 그래도 맛있습니다. 집에 들고 와서는 프라이팬에 은근히 데워 굽거나 오븐토스터에 구워 먹으면 더 맛있을 겁니다. 겉의 과자빵 부분이 바삭바삭한 쪽이 좋거든요.



더 사오고 싶은 빵이 있었는데 점심 시간 전에 갔는데도 사람이 꽤 있어 느긋하게 빵을 고를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아쉽지만 바게트류는 다음을 기약하려고요.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안녕!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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