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쓰는 걸 잊고 뒤로 미루던 세 책을 한 번에 몰아 적습니다. 『500 디저트』,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집과 부엌: 타니아의 독일 키친 여행』의 세 권이고요. 『오키나와 헌책방』은 G의 부탁으로 빌려 왔다가 의외로 책이 괜찮다는 평에 보기 시작했고 『500 디저트』와 『집과 부엌』은 책장 탐색하다가 들고 온 책입니다.


셋을 몰아서 감상 적는 데서 짐작하시겠지만 그럭저럭 볼만은 하나 그 이상은 아닙니다.


『500 디저트』는 『500 ***』시리즈 중 디저트 전반을 다룹니다. 다른 시리즈는 책 표지만 보고 읽은 일은 드문데 이건 디저트 전체를 포괄하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판형이 작아서 이 크기에 이 두께로 디저트 500종이나 소개할 수 있을까 했더니만 레시피 하나를 놓고 그 변형 디저트를 여럿 소개하는 방법으로 수를 채우더군요. 기본 디저트만 하나 제대로 만들면 여러 모로 응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재미있습니다. 완성사진과 글줄로 쓴 레시피다보니 만들기에 익숙한 사람이 볼만합니다. 앞 머리에 여러 기술들을 간략히 소개하는데 이것도 초보에게는 어렵습니다. 하기야 책 자체가 초보를 위해 쓴 건 아니니까요. 손에 익은 기술을 조금 더 가다듬는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나온 책이다보니 영국 디저트도 몇 소개하는데, 영국 음식이 괴악하다고는 하나 디저트는 괜찮습니다. ... 아마도. 쫀득한 토피 스펀지와 퍼지 소스 같은 건 캐러멜 류 달다구리 좋아하는 제겐 충분히 유혹적이고요. 여기에 술 좀 섞으면 모님도 굉장히 좋아하실 듯..? 머랭이나 파블로바 등의 디저트도 나옵니다. 이튼 매스는 뒤 쪽에 있더군요.



『집과 부엌』은 일본에서 활약하는 가도쿠라 타니아가 독일의 여러 집을 다니며 부어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앞머리에는 저자 본인의 추억과 경험을 적으며 독일의 주방, 부엌 풍경을 다룹니다. 그러면서 독일식 빵 만드는 법, 독일의 저장 음식, 독일의 간단한 음식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그 뒤에는 베를린에서 방문한 가정집의 부엌을, 마지막에는 독일의 식문화를 간략하게 적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네요.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는 오키나와 여행을 갈까 말까 고민하던 G가 부탁한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오키나와에서 헌책방 울랄라를 운영하는 사람이 자신이 오키나와에 간 계기와 헌책방을 차린 계기, 그 뒤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습니다. 블로그 등에 적은 걸 정리해서 책으로 냈나 싶은 건 에피소드가 짤막짤막하게 끊어지기 때문입니다.

원래 준쿠도에서 근무하다가 오키나와점이 열리면서 개점멤버로 들어갔다가, 알고 지내던 오키나와 헌책방의 주인부부가 헌책방을 접는다고 하니 인수하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왜 오키나와였냐고 물으면 저자 본인도 확실하게 답은 못하더군요. 다만 준쿠도 개점 준비를 하면서 본토와는 다른 오키나와의 출판 상황 때문에 다른 서점이나 출판사, 헌책방 등과 교류하다보니 얼결에 흘러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서점이라는데 크기가 진짜 작긴 합니다. 시장통에 있는 아주 작은 가게에 빽빽하게 오키나와와 연관된 책을 모아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거죠. 장사가 되나 싶은데 안되는 건 아닌가 봅니다. 책까지 나왔으니까요. 그런 환경이 조금 많이 부럽습니다.



가도쿠라 타니아. 『집과 부엌: 타니아의 독일 키친 여행』, 조우리 옮김. 홍시, 2012, 13000원.

웬디 스윗저. 『500 디저트』, 한정민 옮김. 세경, 2012, 15000원.

우다 도모코. 『오키나와 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김민정 옮김. 효형출판, 2015,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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