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를 도미니크 안셀로 무심코 넣었다가 검색 실패. Dominique Ansel은 도미니크 앙셀입니다. 안셀이 아니죠. 크로넛을 만들어 낸 사람입니다. 도쿄 지점은 지난 번에 모 TV 프로그램에 등장했던데 가장 유명한 것이 저 크로넛과 마시멜로 아이스크림이랍니다. 주문하면 아이스크림이 속에 들어간 마시멜로를 토치로 구워준다 하더군요.


크로넛은 따로 알았고, 마시멜로 아이스크림 먹는 걸 TV에서 보았던 지라 궁금은 했는데 이번에 번역본이 나와서 덥석 집었습니다. 물론 도서관에 주문했지요. 기대감은 높지 않았던 게, 이런 요리책 중 영미권에서 나온 건 레시피의 행간이 좀 있습니다. 제과제빵은 과정이 복잡하다보니 행간이 있으면 따라가기 힘듭니다. 특히 일본 제과제빵 책은 중간 과정 사진이 많지만 영미권은 글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네요. 책 구성도 독특하고 레시피도 예상 외로 세심합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자신이 어떻게 경력을 시작했는지, 그리고 각 디저트를 개발한 계기가 어땠는지를 간략히 소개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레시피를 소개하면서는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눠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합니다. 넵. 정말로 고급 수준으로 가면 보통 수준으로는 이거 다루기가 어렵겠구나 싶습니다. 그나마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에 애플타르트 타탱이 있습니다. 캐러멜이 듬뿍 올라간 타르트라 맛있어 보입니다. .. 달겠지만.

핫초코나 쿠키, 마들렌까지는 초급입니다. 중급에는 마시멜로가 들어간 여러 레시피, 카늘레나 치즈케이크, 마카롱이 들어갑니다. 고급은 그야말로 기예가 필요한 여러 디저트가 들어갑니다. 초급은 무난하게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레시피이니 가능하지만, 고급은 .. 으으음. 어려워요.


사진은 완성사진만 하나 있고 그냥 글로만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설명이 굉장히 세밀합니다. 주의점을 아예 만드는 법에 녹여 내더군요. 타르트 만드는 법만 해도, 버터를 전자렌지에 돌려 말랑하게 만들 때는 절대 녹이면 안된다는 것, 그리고 타르트 반죽을 틀로 눌러 잘라내고 나면 남은 반죽은 치워둔다는 것까지 설명합니다. 읽고 있다보면 조금 실력을 쌓고자 하는 견습생에게 파티세리가 하나씩 말로 일러준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100% 취향에 맞는 디저트는 아니고, 제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수준은 마들렌까지가 한계지만 다른 레시피도 읽다보면 언젠가는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앞의 서문도 재미있었고요. 덕분에 이 책 말고 피에르 에르메의 레시피도 궁금하더군요. 그 책도 이렇게 잘 설명했을까 싶은 생각에 말입니다.



도미니크 앙셀. 『도미니크 앙셀: 시크릿 레시피』, 김수현, 이재상. 그린쿡, 2016, 34000원.


판형이 크고 하드커버인데다 종이도 두툼해서 무겁습니다. 솔직히 가격보다 둘 곳이 마땅치 않다는게 문제로군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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