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오랜만의 홍대 카페 기행이로군요.
블로그 주소를 바꾼 이후로는 처음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팸 때문에 하도 주소를 바꾸다 보니 이제는 바뀐 주소에 따라 링크 바꾸는 것도 번거로워서 방치 모드. 시간 나면 하나하나 다시 수정해야지요.

카페 더 블루스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카페와는 다릅니다. 빈스서울과 같은 타입, 즉, 배전가게입니다. 쉽게 말하면 커피콩을 볶아 파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라는 거죠. 제가 가본 배전가게는 빈스서울과 카페 더 블루스가 전부이지만 양쪽 모두 분위기는 마음에 듭니다. 양쪽의 분위기가 굉장히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둘다 좋습니다.
블루스를 알게 된 것은 생기기 전부터 였습니다. 위치가 참 애매한 곳에 있긴 한데, 마침 제가 공방 다니느라 왔다갔다 하는 골목이라 알게 되었습니다. 극동방송국 옆 하카다 분코가 있는 골목에서 하카다 분코를 지나치고, 홍대 돌담길로 들어가는 골목도 지나쳐 조금 더 올라가면 왼편으로 나지막한 가게들이 보입니다. 구조가 독특하달까요? 언덕 비슷한 곳 위에 집이 한채 있고, 그 아래의 공터를 파서 낮은 1층에 가게가 여럿 들어와 있습니다. 액세서리 공방도 있고, 커피집인 카페 더 블루스도 있고요.
오픈이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한 달을 넘지는 않았을 겁니다. 사진기를 들고 가지 않아서 사진이 없군요. 아쉽습니다.

크기는 굉장히 작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아담하지요. 10평 남짓? 그정도 되는 공간에 커피 볶는 기계와 싱크대 및 선반, 그리고 작은 바를 놓았습니다. 바는 두 사람이 들어가면 답답할 것 같은 정도. 바는 세 사람이 앉으면 북적북적할 것 같습니다. 작지요.
이름은 카페지만 카페가 아닙니다. 볶은 커피 콩을 위주로 팔기 때문에 커피는 서비스 차원에서 카페라떼와 아메리카노를 1천원씩 받고 팝니다. 테이크 아웃이 기본이고요.
커피콩은 100g과 200g으로 판매합니다. 보통 100g에 4500원에서 6천원 정도. 조금 더 비싼 것도 있습니다. 이정도면 보통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100g의 소량도 판매하니까 자주 들러 사 마시기도 좋군요. 대신 원하는 콩을 원하는 배전으로 볶아달라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빈스서울은 생두를 두고 손님이 찾아오면 그 때 그 때 원하는 콩을 원하는 수준으로(강하게, 혹은 약하게) 볶아주는데 이쪽은 볶은 콩을 판매하니 말입니다. 시간이 덜 걸리지만 선택의 여지는 좁을 수 있습니다. 나름의 장단점일테고요.

굉장히 고즈넉한 분위기의 카페입니다. 들어가 마시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콩을 사러 가서 잠시 주인과 수다를 떨 수도 있습니다. 어제 저도 그랬고요. "카페"라고 생각하고 갔다가 테이크아웃이 기본이란 이야기를 듣고 좀 당황했지만 그래도 두 번째 잔으로 예가체프(일지 이르가체프일지 뭔지;)를 부탁드렸을 때는 잠시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점수가 높은 편인 것은 제가 오가는 길에 들리기 편하다는 것과, 많이 봐야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카페 주인장이 취향이었기 때문입니다. 으하하;



결국 맨 마지막 문장이 요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