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플스 광고에 대한 글을 쓰려다가 잠시 딴 이야기를 써도 좋겠다는 생각에 끄적여 봅니다.



오늘의 사진은 펀샵에서 판매하는 더치오븐 5.5리터. 이쯤이면 빵을 구워도 좋지 않을까란 망상을 잠시 해봅니다. 더치오븐이라면 스콘은 무리더라도 비스킷은 가능하지 않을까요오오오..? 아니면 발효빵은 은근은근 굽기에 무리려나...?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무쇠솥에 대한 로망이 있어 하나쯤 마련하고 싶었는데 관리가 상당히 번거로워 망설였습니다. 게다가 제일 큰 문제는 가격입니다. 저 무쇠솥이 41만원이거든요. 무게도 이미 8.5kg. 음. 제가 조카를 번쩍번쩍 들고 책 열 권 정도는 가뿐하게 짊어진다고 해도 8.5kg에 5리터의 물을 담아 들면 10kg을 훌쩍 뛰어 넘지요. 허허허. 저기에 스튜 하나 가득 끓이면 양손에 하나씩 5kg 아령 드는 것보다 더 무겁습니다.



41만원짜리 냄비를 구입하는 것은 둘째치고, 더 끌리는 쪽은 100만원짜리 티포트인데서 이미 아웃. 하지만 그것도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지요. 지난 일본 여행 때 옷칠 나무컵을 들고 왔는데, 뜨거운 물을 담았더니 물에서 이상한 맛이 나더랍니다. 아마도 옷칠 향이 배어 나온 것 같은데, 한 번 그래 놓으니 나무컵은 두 번 다시 쓸 생각이 안나더군요. 아니면 아예 예전에 구입한 나무그릇처럼 무형문화재의 작품으로 구입하거나. 그럴려면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겠지요?

찬 음료는 마시는 일이 많지 않고 그 때도 주로 유리컵을 사용하다보니 나무컵은 쓸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고이 책상 위에 놓여 있고요. 간식 컵으로나 쓸까요. 허허.

아, 그래서 걱정되는 부분도 그겁니다. 지금까지 자기나 유리주전자만 썼는데 금속티포트를 쓰면 그 특유의 거슬리는 맛이 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요. 물 끓일 때 스테인리스 냄비를 쓰긴 하지만 스댕하고 주물은 또 다르잖아요..? 일본제 남부 철기는 또 차 맛이 다르다던데 그런데서 연유한 것인가? =ㅁ=



이렇게 주방 기구 사고 싶다고 투덜대지만 막상 덕질 상품과 주방 기구를 놓고 겨루면 당연히 취미가 이깁니다. 왜냐면 취미는 한정상품일 가능성이 더 높거든요. 한 번 놓치면 다음 번에는 가격이 확 올라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물론 어디에나 약점은 있어서, 구입한 뒤에 마음이 식을 수도 있지만 눈에 보일 때 안 사면 다음에 언제 보일지 모르므로 일단 붙잡고 봅니다.

결국 지름의 가치판단은 손에 넣기 쉬운가 아닌가가 가장 중요한 것이지요. 그보다 앞서는 것은 필요성인데, 필요는 없지만 갖고는 싶은 상품은 대개 한정이냐 아니냐에서 지름 여부가 갈립니다. 취미 용품 중에서는 커피도구가 가장 취향을 많이 타고 마음이 쉽게 바뀌니 이쪽의 지름신은 오더라도 지르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더불어 지른 뒤 만족도가 떨어졌던 것도 커피 도구 쪽. 마감 자체나 크기, 그리고 파손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더군요.



자아. 슬슬 손이 풀렸으니 다음 글은 소니 광고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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