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물음표가 붙은 것은 개론서라기 보다는 가볍고 쉽게 읽히는 책이라, 기초서 정도로 잡아도 되지 않나 싶어서 그렇습니다. 전문지식보다는 생활의 지혜를 모아 놓거나 이런 것도 생각해 보라는 수필집에 가깝지만 그냥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에는 생각할 것이 많습니다.

집에서 독립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전 직장 문제로 무난하게 독립한 편이고, 그럭저럭 자금도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습니다. 주말마다 상경하는 것도 주요 이유일 겁니다. .. 아마도. 그리고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범생의 타이틀이 여기서도 작용하겠지요.


하지만 지난 주말의 대화에서 깨달았습니다. 어머니는 지방에서 다시 서울이나 근교 지역으로 옮기시길 바라시는 것 같더랍니다. 짐작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분위기가 그랬습니다. 주요 원인은 다른게 아니라 결혼 문제입니다. 지방 근무를 한다고 하면 결혼 장벽이 높아지니까요. 이미 나이를 먹을만큼 먹어서 결혼 이야기 안 꺼내시겠거니 생각했는데, 결혼하고 나면 제가 서울 근교로 직장을 옮길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결혼 시장에서 지방 직장은 그리 환영받지 못하지요. 주말부부를 해야하니까요.


그러든 어떻든 저는 결혼할 생각이 그다지 없습니다.(먼산)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는 것은 말의 마음입니다. 선시장에 내놓으시든 결혼시장에 내놓으시든 결혼을 결정하는 건 저니까요. 뭐, 이 문제는 '병원에 갔더니 병간호 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집안의 여자더라'라는 이야기와도 맥을 같이 합니다. 어머니가 저를 결혼시키려는 가장 큰 이유는 '네 동생이나 네 조카에게 짐이 되잖니'니까요. 아니, 그러니까, 제 꿈은 그런게 아니라 미스 마플이나 파일로 밴스의 아주머니라니까요?

(절대 키다리 아저씨는 꺼내지 않는다.)



본론으로 돌아가 독립을 생각하는 20대 여성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이 책이 여성에게 더 유효한 것은 여성들은 범죄나 치안 문제 등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따져야 할 것들도 많고요. 독립하려는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덜' 생각해도 됩니다. 그러니 성별 상관없이 독립하려는 사람들은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집을 구해야하고, 어떤 생활을 해야하는지 참고 삼아 읽어보세요. 집집마다 살림은 다르고 사는 방식도, 생활 패턴도, 그리고 주생활에 기대하는 것도 다르고 삶의 목표도 다르지만 최소한의 공통분모나 생각해야할 부분을 지적합니다.

그러니 자취든 뭐든 집에서 떠나는 삶을 생각하신다면 읽어보세요.




쿄코. 『혼자서도 괜찮아』. 이마, 2016, 14000원.



하지만 책으로 출간하기 위해 정제된 글이라..=ㅁ= 전 블로그의 글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책 읽고 나서 재미있었다면 블로그 글도 읽어보세요. 아마 상당수의 글은 이미 비공개로 돌리셨거나 날아갔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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