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이상형이 아니라 롤모델로의 이상형이야기입니다. 요즘 가끔 떠올라서 말이죠.



어렸을 적 이상형은 마이크로프트 홈즈였습니다. 능력상 제가 스페셜리스트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기 때문에, 잠수함 설계도에 얽힌 이야기에서 셜록이 자신의 형에 대해 설명하는 걸 보고는 마이크로프트를 이상형으로 삼았습니다. 스페셜리스트는 많지만 각 분야의 상황을 종합해서 그걸 하나로 엮어내는 인재. 그러니 BBC에서 마이크로프트의 직업을 그걸로 삼은 거죠. 핫핫핫.

(가끔 마이크로프트를 적으면서 마이크로토프라고 무의식 중에 적고 있..-ㅁ-; 그쪽이 아냐.)




그리고 슬슬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로운 이상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 그러니까 이 분도 좋지만..





그리고 이분도 좋지만..



이 둘은 외적 이미지로서의 이상형인겁니다. 그러니까 저렇게 나이먹고 싶다는 외형적인 부분말입니다. 멋진 누님, 멋진 아저씨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상형으로는 뭔가 부족합니다. 아무래도 전 2D의 인간을 이상형으로 삼는 것이 좋은가봅니다. 뭐, 사고를 쳐서 이상형이 무너질 일은 없으니까요. 일단 그쪽은 완성형이기도 하고요.


그리하여 고른 것.-ㅁ-



이야기를 하자면 좀 깁니다.


결혼을 하지 않고 버틴지 오래되었지요. 노후 준비는 그래도 꽤 괜찮다고 자부하고 부모님도 그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그래도 결혼을 하라 하시는군요. 무엇보다 제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조카에게 짐이 된다고요. 그러면서 부모님 친구분의 예를 들더군요.


그 때와 지금은 다릅니다. 그 때는 딸만 있는 집은 제사를 지낼 수 없으니 양자를 들이거나, 가까운 부계쪽의 가까운 남자조카에게 제사를 지내게하는 것이 당연했지요. 그리고 그런 근거로 남자조카가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요구가 가능하지만 제사를 꼭 지내야 한다는 생각도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조금씩 약화되었습니다. 지금은 토장 외의 장례방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니까요.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제사에 대한 개념이 약한 건 사실입니다. 종교적 영향도 있겠지요. 하지만 대가족의 해체도 클 겁니다. 핵가족이 되면서 책임지는 범위에 들어가는 가족이 점점 줄어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3촌 이상의 친척에 대해서 부양의무를 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겁니다. 조카가 3촌의 혈족을 돌보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 받는 건 ... 으으음. 솔직히 거기까지 할 의무는 없다고 보거든요. 예전과는 다릅니다.


서두가 길었지만 요약하면 저는 조카에게 부양받을 생각도 없고, 조카에게 그걸 요구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독신으로 계속 남는다면 남는 재산을 조카에게 물려줄지의 여부는 고민중입니다. 더불어, 만약 조카가 무언가 배우고 싶고 공부하고 싶지만 여건이 허락치 않는다면 그에 대해 금전적이나 기타 등등으로 도울 생각이 있습니다.


까지 생각을 하고 더듬어 올라가니.-ㅁ- 이상형이 나옵니다.


미스마플도 이상형으로 좋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미스마플과 같으면서도 조금 다른 것. 저, 파일로 밴스의 아주머니가 되겠습니다. 아니, 엘러리 퀸의 아주머니도 좋아요. 그러니 조카야, 너는 파일로 밴스나 엘러리 퀸이 되어라. 그러면 내가 정말로 그런 생활이 가능하도록 재산을 줄지도 모른다?



저는 그런 아주머니나 아저씨가 없어서 파일로 밴스도 엘러리 퀸도 되지 못했지만 조카는 만들 수 있지요. 훗. 그게 아니라면 최소 하쓰 아키코의 영국 시리즈에 등장하는 서점 아가씨 같은 총명하고 자기 앞가림 잘하는 아가씨가 된다면, 내가 그 정도의 재산과 저택은 못 물려줄 지언정 약간은 도와줄 수 있을지도...(...)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돈을 모아야겠네요. 땅과 집과 재산과.-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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