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등장한 집들은 상당수가 내셔널 트러스트에 위탁되거나 기증된 집입니다. 브렉시트 와중에 영국 책에 대한 리뷰를 쓰자니 기분이 참 묘합니다. 하하하하하...



제목대로 이 책은 영국의 여러 작가들이 살았던 집과 정원을 소개합니다. 작가의 일생에 대해서는 상당히 간략하게 보여주지만 사진이 많습니다.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 충동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더군요. 보고 나면 여기 등장하는 여러 정원을 날잡아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그러니 스코틀랜드가 독립하기 전에 여행 계획을 짜서 가는 것이 좋을 겁니다. 스코틀랜드는 EU 가입을 하겠지만 영국은 아니니 넘어갈 때 분명 출입국 수속을 해야할 거예요.(...)


맨 처음이 제인 오스틴. 책 서문에 나오는 것처럼 작가들에게 무한한 자극을 주었던 그들의 집과 정원을 다루다보니 제인 오스틴도 어렸을 때 살았던 집과 생애를 다한 집이 같이 소개됩니다. 루퍼트 브룩은 누군지 잘 모르지만 존 러스킨은 알지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러스킨의 생각에 동의하니 말입니다. 러스킨쯤 되면 정원이 아니라 장원을 구성한게 아닌가 싶은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이쪽은 존 러스킨의 브랜트우드. 이쪽도 참 궁금한데, 영산홍으로 보이는 아래 꽃도 이렇게 배치하니 잘 어울리네요. 솔직히 철쭉이나 영산홍은 그 화사한 색감이 몰려 있을 때 꼭 "색감 강한 등산복"과 같은 느낌을 주어서 좋아하지 않거든요. 포인트로는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 때를 제외하면 그닥..? 여러 꽃들이 섞여서 철철이(계절마다) 돌아가며 핀다면 괜찮겠지만요.

출처: http://www.brantwood.org.uk/



애거서 크리스티의 집은 크리스티 전집을 다 읽고 나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겁니다. 여러 소설에 등장한 곳이 많다더군요. 하기야 포와로가 덤불을 이리 저리 쑤석대던 걸 떠올리면 그렇죠. 미스 마플보다는 포와로가 주인공인 쪽이 더 자주 등장한 것 같거든요.

베아트릭스 포터의 정원은 아예 한국에도 따로 소개가 되어 있지요. 집 서가 어드메에 꽂혀 있습니다. 로알드 달의 집도 재미있고요. 로알드 달은 자신의 집에 묻혔으니 겸사 겸사 가보고 싶습니다. 근데 여기는 로알드 달의 가족들이 살고 있으니 방문이 가능할지는 모르지... 아, 책 맨 뒤에 정원 주소와 안내가 있습니다.





이 사진은 로알드 달의 집 정원. 소설에 종종 등장한 캐러반이랍니다. 직접 가져다 놓은 것이라더군요.

사진을 찾다보니 여기서 아예 로알드 달의 정원을 소개하고 있으니 확인하시어요. 제목을 보면 로알드 달 정원을 자선 목적으로 공개한다는 것 같습니다.'ㅂ' 물론 기사니까 이미 지났겠지요..?

출처: http://www.amateurgardening.com/news/roald-dahls-garden-to-open-for-charity-1977





찰스 디킨스의 집은 그렇게 생각이 없는데 버지니아 울프는 정원을 굉장히 열심히 가꿨고 처칠은 아예 굴삭기 공사까지 담당했으니 말입니다. 로렌스 스턴은 모르는 작가지만 사진을 보고 홀딱 반했습니다.




출처: http://www.laurencesternetrust.org.uk 중 정원-가을편.

아예 로렌스 스턴은 트러스트가 따로 있더라고요. 거기에서 관리하면서 정원도 함께 보여줍니다. 로렌스 스턴의 집인 샌디 홀은 내부도 상당히 잘 꾸며 놓았습니다.




쇼스 코너도 한 번 가보고 싶고요.




출처: http://www.nationaltrust.org.uk/shaws-corner

이쪽은 내셔널 트러스트 관리인가봅니다. 쇼스코너. 버나드 쇼 부부의 집이지요. 이쪽도 멋지고. 그렇게 점점 가보고 싶은 집들이 늘어만 갑니다.




후반부는 아마 영문학 시간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작가들이 나옵니다. 슬프게도 저는 영문학은 안 들었던지라 이름만 알거나 작품을 들어본 적 있거나 하는 수준입니다. 토마스 하디도 그렇고요. 워즈워스나 월터 스콧은 알고 있고 키플링도 그렇고요. 키플링의 집보다는 월터 스콧의 집.. 아니, 땅... 아니 장원..? 하여간 가보고 싶은데 가더라도 이 책 속의 사진을 생각하면 하루에 하나씩 둘러보는 것도 벅찰 듯합니다.



그러니 다들 브렉시트를 염두에 두시고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갈라서기 전에 여행을 가시는 겁니다. 마침 파운드 화도 떨어지고 있으니까요!




재키 베넷, 리처드 핸슨. 『작가들의 정원』, 김명신 옮김. 샘터, 2015, 16000원.



사실 제일 관심두고 본 것은 꽃이었습니다. 영국식 정원에 자주 등장하는 식물이 뭔지 보는 것도 좋고, 맨 뒤의 색인을 보면 자주 등장한 식물을 찾아보기도 좋고요. 내년에 뭘 사다 더 심을까 고민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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