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이건 아냐!를 외치고 있었던 책. 흥미 삼아 한 번쯤 볼만은 하지만 적용하지는 마세요. 이 사람의 식단을 보면 이렇게 해서 살 안빠지는 것이 오히려 더 신기할 지경입니다.



글쓴이는 체중과 체형의 문제와 더불어 건강 문제가 더해지면서 어느 날 갑자기 계시(?)가 온 김에 설탕을 아예 안 먹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집 냉장고와 찬장에서 설탕이 들어간 모든 음식과 식재료를 꺼내 처분하지요. 그리고는 그날부터 술과 가공식품, 인공감미료를 끊고 과일도 최소한으로 섭취합니다. 처음에는 14일짜리 짧은 과정이었던 것을 2년간 유지하면서 책을 쓰기까지 이르렀다는군요. ... 근데 딱히 저 설탕이 아니라도 이 계획이라면 어떻게든 살이 안 빠지기 어려운 걸요. 물론 이런 식생활을 하면서 기름진 고기를 잔뜩 먹는다거나 하면 도로묵이겠지만 그럴리가요. 이런 식생활 자체가 지향하는 삶이 어떤 건가 생각하면 고기로 방종하는 생활로 넘어갈 거라고 보기는 어렵죠. 애초에 술도 끊었는데.


제목에서는 설탕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이건 설탕이 아니라 당, 단맛입니다. 흰색 설탕뿐만 아니라 꿀을 포함한 당류도 모두 퇴출 대상이거든요. 거기에 과일도 포함됩니다. 과일 대신 채소를 섭취하고 과일 섭취는 최소한으로 줄인다고 하고요. 저자의 이전 식생활도 책 속에 가끔 언급되는데 파인애플을 산처럼 쌓아 놓는다거나, 요거트에 꿀을 듬뿍 넣는다거나, 과일 주스를 마시고 콜라를 상비하며 술을 쟁인다는 이야기가 있더랍니다. 찬장 정리할 때 그걸 포함해 아이스크림까지도 다 퇴출시켰거든요. 허허허. 이런 식생활이라면 건강 무너지기가 참 쉽죠.(먼산) 그래서 자신이 건강하지 않은 식생활을 하고 있다거나 그런 식생활을 개선하고 싶을 때 참고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조금 극단적이라 생각하지만 극단적인 처방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까요. 저처럼 의지박약(...)인 경우도 그렇고. 다만 서양식 식생활이다보니 한국 식생활에서 일어나기 쉬운 나트륨 과다섭취 등은 아예 이야기가 빠져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체중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나트륨 과다라고 봅니다.


책에도 언급되었지만 건강하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균형잡힌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식비가 들어갑니다. 식비만 들어가나요. 냉장고를 포함해 그런 음식을 저장할 공간도 필요한 걸요. 애초에 혼자 살며서 그런 식생활을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자취생활을 해보니 확실히 건강히 잘 먹는다는 건 참 어려워요. 특히 스트레스 받아서 단 것이 먹고 싶을 때는 더더욱.

그래도 이 책을 보고 나니 청량음료나 초콜릿 등에 대한 욕구가 조금 가라 앉더랍니다. 이 기회에 간식을 조금 줄여볼까 생각은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요. 간식비를 줄이면 용돈 여유분도 상당히 늘어날 텐데... 데..



니콜 모브레이. 『나는 설탕없이 살기로 했다』, 박미영 옮김. 청림, 2016,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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