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감상기는 BL소설의 감상을 다루고 있으므로 면역이 없으신 분들은 안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ㅁ-!
『폭력의 잔재』도 조아라 연재 소설입니다. .. 그러고 보면 지난 연휴 내 읽었던 소설들이 다 조아라 연재 소설. 하하하하하. 그래서 제가 조아라 말고 다른 소설란을 파지 않습니다. 거기까지 팠다가는 제 일상생활 자체가 완전히 무너질거라니까요. 지금만 해도 충분히 읽는 책이 많습니다. 게다가 감상기를 비롯해 쓸 것도 많아요.(젠장)
조아라에서 완결난 뒤 출간 계약을 맺고 출간되었습니다. 가막가막새님의 소설은 이게 첫 종이책 출간작인가 싶네요. 앞서 나온 『우리들의 시간』이나 『강호애가』, 현재 출간 준비중인 『솔레이롤리 솔레이롤리아』도 전자책인 걸로 알고 있거든요. 『솔솔』은 모르지만 앞의 둘은 전자책으로만 나왔습니다. 그런 고로 종이책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에 B&M이 표지에 신경쓰는지 최근 구입책들의 표지가 다 마음에 듭니다. 『Truth』도 그렇고 『꼬리달린 왕자님』도 상당히 귀엽고, 이번의 『폭력의 잔재』도 제목에서 오는 암울한 느낌과는 달리 파스텔톤으로 그려내 상당히 예쁩니다. 그것도 1권은 살짝 회색이 감도는 하늘색에 흰색 그림이고 2권은 그게 반전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림도 의미심장하네요.
제목에서 언급한 대로 이 소설은 BL 소설보다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치유가 중심입니다.
고등학교 때 동급생에게 고백했다가 게이새끼~ 소리를 듣고 좌절한 이라준은 나중에 친구의 소개로 어느 작가의 가정부를 하러 갔다가 그 당시 처절하게 차인 옛사랑 차문호를 만납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도 마음은 있었고, 그 직전에 또 우연히 만났던 터라 싱숭생숭했는데, 그 집의 가정부를 구한다는 말에 덥석 미끼를 물었던 거죠. 들어가 보니 단독주택의 2층은 절대 출입 금지, 불은 가능한 켜지 말고 어둡게 할 것, 그리고 궁금하더라도 절대 들이밀지 말것 등등의 다양한 조건이 따라오네요. 거기에 미처 듣지 못한 애보기도 따라 붙습니다.
설마하니 문호의 아이인가 했는데 다행히 친동생이랍니다. 확실히 판박이처럼 닮았는데, 네 살이라는 은호는 말이 없고 심각하게 눈치를 보네요. 낯가림이 심하다 했더니 발달장애도 있다고 합니다. 분명 초기 계약에는 참견하지 말라는 조항이 있었지만 막무가내인 라준은 들이밀고는 두 사람의 생활에 끼어 듭니다. 은호와 친해지고 조언대로 발달장애 치료를 시작하고, 문호도 끌고 들어오고. 그 와중에 문호의 주변 상황을 알게 되고, 또 거기에 직접 부딪치고....
연재 당시에 소금은 2%라고 했는데 정말입니다. 나머지 98%는 굉장히 유쾌하고 경쾌합니다. 소설이니까요. 실제로 라준의 성격은 잘 살펴보면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잘 나오는 열혈소년입니다. 아니, 군대까지 나왔으니 청년이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솔직하고 눈썰미가 나쁘진 않지만 눈치가 없을 때도 많습니다. 직설적이고 몸으로 하는 것에 훨씬 익숙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문호나 은호를 양지로 끌어낼 수 있었던 거죠. 은호야 아직 어리니 덜하겠지만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고 자기 자신이 또 다른 방관 폭력의 가해자라고 자각하는 문호는 끌어내기가 더 어렵습니다. 끌어낸 방법이 BL, 즉 문호가 라준을 붙잡고자 하는 마음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설의 주제가 비틀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소설을 관통하는 것은 이라준을 통한 차문호와 차은호의 치유니까요. 뭐, 덕분에 라준은 문호를 얻고 사랑에 성공하지만 말입니다. 퀘스트 보상이라고 해야하나. 하하하.;
뭐라 해도 은호 참 귀엽습니다, 은호. 미연재 외전인 라준네 본가 방문에서도 집안 가족을 녹여내리는 건 역시 은호로군요.////
가막가막새. 『폭력의 잔재 1-2』. 뿔미디어, 2016, 11000원.
..그리하여 최근 구입한 책이 한 무더기라 빨리 공간상자를 구입해야합니다..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