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구입 예정. 구입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근에 읽은 웬델베리의 다른 책보다는 이쪽에 관심이 더 갔거든요.
최근에 출간된 책인 『소농, 문명의 뿌리』는 대규모 농업을 반대하고 지역 밀착형 소규모 농업과 그런 농업을 바탕으로 한 지역 문화를 주장했지요. 하지만 사실상 현재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왜 불가능하다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이야기가 길어지니; 다음 기회에..) 이번에 읽은 『온 삶을 먹다』는 자신이 농사짓던 상황을 다루고 다른 농부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대규모 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각 지역의 상황과 땅의 상황에 맞게 농사를 짓고 땅을 가꾸는 사람들입니다. 보고 있노라면 땅을 착취하는 농업과 땅을 이용하며 지속적인 농업이 가능하도록 가꾸는 농업으로 나누는건가 싶더군요. 이 책에서는 그런 실제 사례들이 실려 있어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 사례들이 언제적 이야기인지는 일단 뒤로 미루지요. 대부분이 이 책이 나올 당시-그러니까 60-70년대이고 아무리 해도 80년대까지는 안 올거라 생각합니다만... 옛날 이야기라 해도 현대에 시사하는 바는 많으니까요.
보고 있노라면 이러다가 인류는 제대로 멸망의 길을 달리겠구나 싶습니다. 음, 정말로 요즘 뉴스를 보면 그런 생각 안 할 수가 없는 걸요. 점점 자원을 쥐어 짜는 모습이 마치 ... (하략) 이런 사람들이 브레이크를 건다고 한들 제대로 브레이크가 걸릴까요. 이미 시지프스 신화의 바위처럼 저 아래로 굴러 내려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차라리 인류는 멸망하도록 놔두는 것이 지구와 다른 생명체를 위해 좋지 않을까요.(....)
재미있는 것은 맨 뒷부분입니다. 저자인 웬델 베리가 쓴 소설에서 농가의 식문화를 다룬 부분만 발췌해서 실었더라고요. 보고 있으면 군침이 돌면서 『초원의 집』을 다시 보고 싶어지더랍니다. 생각해보면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뒤의 이야기잖아요. 『초원의 집』 시리즈는 서부개척시대 초창기를 다루고 있으니 웬델 베리의 이야기는 이보다 뒤로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 아마도?; 그래도 먹는 이야기 다루는 것을 보면 잉걸스 집안보다 와일더 집안에 가까운 듯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먹는 부분만 놓고 보면 『초원의 집』이 더 맛있습니다.
하여간 중반의 여러 농사법이나 맨 뒤의 먹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 홀랑 반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으니 이달이든 다음달이든 구입 들어가겠지요.'ㅂ'
웬델 베리. 『온 삶을 먹다: 대지의 청지기 웬델 베리의 먹거리, 농사, 땅에 대한 성찰』, 이한중 옮김. 낮은산, 2011,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