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전개는 지극히 메르헨 같지만, 메르헨과는 다르게 갑니다. 일단은 B&M(뿔미디어)에서 나온 BL소설이기 때문이니까요. 따라서 BL 소설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읽지 않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BL라벨로 나오긴 했지만 수위의 수준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아니, 없는 건 아닌데 주인공인 아샤는 초반에 매우 어리기 때문에 성인식이 되기까지는 나올 일이 없습니다. 그 뒤에만 나오니까요.



시작은 정말로 동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고, 여러 구혼자가 있었지만 자신이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합니다. 하지만 구혼자 중 한 사람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으면 저주를 걸어버릴거라고 말합니다. 저주라는 것이 드문 세계라 아가씨는 그냥 흘려 들었지요. 그리고 저주는 제대로 걸렸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아이를 낳고 보니 꼬리가 달리고 정수리에는 털이 부숭부숭 나 있는 귀가 있었습니다. 저주가 걸린 존재를 낳았기 때문에 아가씨는 아이와 함께 폐궁당합니다. 왕의 세 번째 후궁이었거든요.

여기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저주가 옮을지 모르기 때문에 시종들은 아샤, 저주받은 아이에게 접근하는 것 자체를 꺼립니다. 어머니는 이미 실성하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이유를 모두 아이에게 돌립니다.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큰 아이에게 또 다른 타격은 어머니의 자살. 그리하여 아이는 혼자 남습니다. 거기에 어떤 손길도 내밀지 않고 그냥 보고만 있던 왕 때문에 아이는 더더욱 방기되지요. 거기에 배다른 형제의 폭력도 더해집니다.

그 때 등장한 건 개구리 한 마리입니다. 어쩌다가 만난 개구리 한 마리는 그냥 개구리가 아니었습니다. 이웃 제국의 전 황태자, 현 대공인 케이어스는 저주에 걸려 밤에만 그 개구리의 몸으로 깨어납니다. 저주다보니 개구리가 죽으면 본체인 케이어스 또한 사망합니다. 그래서 저주가 풀릴 때까지만 숲에서 조용히 지내려고 하고 낮 동안은 개구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 부하를 보내려고 했던 참입니다.

아샤를 만나면서 상당히 수월하게 있는 위치를 파악해 부하를 보냈습니다만,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집니다. 무성애자로 스스로가 고자임을 확신했던 케이어스가 꼬꼬마 아샤에게 반응한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청법 위반은 아닙니다. 아샤를 데려오기 위해 손을 쓴 케이어스가 그 뒤 아샤에게 한 반응을 보면 헛기침을 할지언정 그 달달한 분위기에 스르륵 마음이 풀릴 겁니다.



아샤가 여우 귀와 꼬리를 가지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어린왕자의 관계가 떠오르는군요. 안 그래도 아샤와 닮은 동물로 사막여우를 들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여우는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던 대공의 마음을 두드렸고, 대공은 애정으로 답합니다. 그리고 여우는 다시 한 번 대공의 애정에 답하고요. 그렇다보니 아샤와 대공이 만나고 나서는 달달함의 연속입니다. 거기에 케이어스는 뒤끝 있는 남자라, 아샤를 괴롭힌 인물에게는 그에 걸맞는 보답을 합니다.



조아라 연재작으로 완결 후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조아라에서는 연재되지 않았던 외전이 둘 있고, 연재되었던 그 '적절한 보답'에 대한 후일담이 바뀌었습니다. 거기에 아샤가 아버지인 국왕에게 받은 예의 선물을 케이어스에게 들키는 장면 역시 바뀌었더군요. 이전에는 영지로 내려가는 도중 습격이 들어와서 암살단에게 쫓겨 숲으로 갔더랬는데 출간본에서는 암살단은 마차 주변에서 해치우고, 상황이 종료된 뒤에 우연히 케이어스가 발견합니다. 폐기하는 것은 동일하군요.



하여간 달달한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다만 앞부분에 아샤가 고생하는 부분만 잘 넘기면 괜찮습니다. 거기가 조금 힘들더군요.;ㅂ;



솜꼬리토끼. 『꼬리 달린 왕자님』. B&M(뿔미디어), 2016, 12000원.


다음은 같이 구입한 『Truth』에 대한 리뷰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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