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왜 찍었나 생각해보니, G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던 파이로트(빠이롯뜨) 펜을 자랑해서였습니다. 간사이공항의 츠타야에서 구입했는데 더 사올걸 그랬다며 아쉬워 하더군요. G랑 만나 광화문 테라로사에서 노닥거리던 날의 일입니다.



어제는 늦게 회식자리가 있었습니다. 평소 9시에서 10시 사이에 자는 인간이 7시 넘어서까지 회식 자리에 남아 먹을 것을 먹고, 그러고 나서 집에 들어와 씻고 빨래하고 정리하고 하다보니 어제는 10시 훌쩍 넘겨 자게 되더랍니다.



회식하기 전에는 다른 직원들이랑 수다를 떨면서 결혼생활의 고충을 이야기 했는데 회식 도중에는 또 다른 직원들에게 결혼은 좋은 것이다, 꼭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전자는 여자, 후자는 남자.

여직원들은 '직장생활과 가사노동, 육아노동의 삼중고에 시달려 내 생활이 없다'고 호소하고, 남직원들은 '결혼하니까 참 좋아' '아이들이 있어 참 좋아' '퇴근하고 혼자 집에 있으면 얼마나 심심한데, 가족이 있으니 참 좋아'라고 말하는데 나중에 회식 끝나고 돌아와 생각하니 웃음이 나더군요. 그 중 한 분-제 직속 상사는 아니지만 하여간 윗분께서는 저보고도 '혼자 늙으면 나중에 직장 그만두고 나서 굉장히 외롭고 쓸쓸하니까 눈을 낮춰서 결혼 꼭 하라고 하더군요. 문득 결혼에 대한 만족도를 남녀 나눠 통계낸 연구도 있을 법 한데 찾아보기는 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해서 행복한 사람들이야 만족도가 높고, 아닌 사람들은 낮겠지만 그걸 성별로 본다면... 여자의 만족도가 더 낮을까요. 연령별로는 어떨까요. 알아도 그리 속 시원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여간 자취방에서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투덜대는 제게는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절실합니다. 그 때문에 결혼을 안 하는 건데요. 뭐, 결혼도 이제는 생각하기 나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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