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봄이었으니 오늘은 겨울.

꽃샘추위이긴 한데 이날은 추위보다는 눈이 무서웠지요. 2월 마지막 주말에 쏟아지는 폭설. 그래도 4월에 눈오는 것보다는 2월에 오는 것이 낫습니다. 무엇보다 꽃이 안 얼어요. 꽃이 얼면 그 해 과일 값이 폭등합니다.(응?)



어제 나무 심기의 후유증으로 여기저기 근육통에 시달립니다. 안 그래도 어젯밤 잘 때 이상하게 다리 근육이 당기더라니 화분이 문제였나봅니다. 50리터짜리 흙을 번쩍 번쩍 들고, 어정쩡한 자세로 흙을 퍼 담고. 그래도 그 덕에 나무들을 잘 심었으니 그나마 다행인거죠.



뇌물은 아니고 그 비슷한 목적에서, 잠시 짬을 내어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목록을 작성중입니다. 민음사 홈페이지에 엑셀 파일로 있으려나 했는데 못 찾겠더라고요. 지금 작성중인데.


-작성중에 이방인과 페스트를 보고 슬쩍 놀람. 모처에서 '초등학교 때 이방인을 읽고 감명 받았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랍니다.

-혀가 아니라 손가락이 꼬일 것 같은 이름의 소유자가 많음.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어떤 사람이 자기 책에서 다시 독서하기의 첫 책으로 선정한 바, 궁금하긴 합니다만.

-검은 튤립은 작가가 알렉상드로 뒤마인 걸 보니 재미있겠네요.

-근데 민음사의 세계문학은 말그대로 세계문학이라 치누아 아체페라든지 우베 욘존이라든지 페터 한트케 같이 단 번에 이름을 못 외울 것 같은 사람이 많습니다.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은 그나마 앞 뒤 단어를 아는 거라 가운데만 기억하면 입력하는데 덜 힘드니 낫고.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는 헷갈린다니까요.

-상실의 시대가 아니라 노르웨이의 숲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책이 나왔습니다. 번역자가 이전에도 하루키 책을 번역한 사람이라 그럭저럭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임성빈씨와는 조금 다를 듯? 비교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문득 쓰다보니 여기 목록에 올라 있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작가인데, 어디까지 작가라고 불러도 좋은가, 부를 수 있는가 궁금하더군요. 이래 저래 머리를 굴리다가 떠올렸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만 작가인 것은 아닙니다. 화가도 그렇고 공예가도 그렇고 사진가도 작가라 불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작가란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겠지요. 어디까지를 작품이라 부르는가는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나름의 기준이 서네요.


하여간 목록 보고 있노라니 과연 이 책들을 다 읽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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