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적으면서도 직설적으로 말할까, 아니면 돌려 말할까 고민했는데 어차피 행간 안에 또 다른 이야기를 담긴 할 것이므로 간단히 요약해서 말합니다.


한 줄 요약: 메종엠오의 케이크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취향이 다릅니다. 단 것의 역치값도 그 날의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다를 것이고, 케이크의 종류에 대한 취향도 사뭇 다를 겁니다. 지금까지의 케이크 입맛을 따져보면 전 대체적으로 무스계열을 좋아하지 않으며 크림이 많은 것도 즐기지 않으며 맛이 복잡한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초콜릿은 초콜릿 답게, 몽블랑은 몽블랑 답게, 파운드케이크는 파운드케이크 답게. .. 나머지 케이크는 그리 좋아하지 않네요.

정리하면 제 취향은 직설적인 케이크인가봅니다. 아니, 뭐, 예외도 여럿 있으니까 딱 잘라 말 못하는 거죠. 세상은 넓고 케이크는 다양하니까요.



메종엠오의 케이크는 모양새를 보아도 딱히 제 취향은 아닐 것 같았습니다. 가격이 높다는 것도 취향에서 멀어지는 이유 중 하나고요. 음, 시판 케이크 중 자주 먹는 것을 꼽으면 레더라의 초콜릿 케이크들과 베키아앤누보의 체커스케이크 같은 것. 아니면 아예 정자 안델센의 엔젤케이크나 패션파이브의 시폰케이크입니다. 이것만 봐도 메종엠오의 케이크랑은 거리가 상당히 있지요. 패션파이브의 케이크를 사다먹은 것도 아주 오래전의 일입니다.

그래도 메종엠오의 케이크가 맛있다는 말에 언제 한 번 가봐야지 생각은 했더랬지요. 그걸 이룬 것은 지난 주말이었습니다.







주말 아침 일찍 나가서 내방역으로 향했습니다. 약속장소가 광화문이었는데 이래저래 머리를 굴려보니 이수역에서 7호선 갈아타고 내방역에서 메종엠오를 가고, 돌아올 때는 그 옆의 버스정류장에서 406번을 타고 풍문여고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코스는 다음에서 검색해보시면 바로 나옵니다. 그리고 타임랩....ㄱ-;






메종엠오 개점은 11시 반이고 저는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10시 45분 경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제 뒤에 다른 사람이 줄 선 것은 오전 11시 10분 경. 기다렸다가 케이크를 사고 406번을 탄 것이 11시 43분, 그리고 광화문 테라로사에는 12시 15분에 도착했습니다. 저보다 먼저 도착해 자리 잡으셨던 D님이 그 때 잠시 자리를 비우셨는데, 제가 와서 짐 정리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시더군요. 예상보다 아주 빨리 와서 그랬습니다.






케이크는 흰색 상자에 담아줍니다. 옆에 있는 봉투는 마들렌을 구입한 것이었고요. 이 중 두 개는 G의 몫이었기 때문에 따로 빼두었습니다.






사진 앞쪽으로 보이는 것이 마들렌입니다. 마들렌과 마들렌 글라세. 시럽 코팅이 된 것이 글라세입니다. 크기가 상당히 크기는 한데..... 가격이 환상적입니다. 마들렌이 2800원. 마들렌 글라세가 3100원.

일본여행 갔을 때 마들렌 하나에 320엔 하면 잠깐 고민하다가 집어 드는데, 한국에서 마들렌 하나에 3천원 그러면 왜 손이 덜가는 걸까요.

(음, 마들렌 글라세가 3500원인줄 알았는데 영수증 확인하니 3200원이었습니다.)





케이크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왼쪽 상단이 뭐더라. 하여간 딸기 타르트. 오른쪽 하다는 파리 브레스트 서울인가, 하여간 슈 계통입니다.






옆모습은 이렇습니다. 크기 비교는...






그리 비교는 안되겠지만 크지 않은 크기라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 케이크 지름이 상당히 작습니다. 왼쪽이 8500원, 오른쪽이 8천원.


왼쪽의 딸기 타르트는 이름이 프레지에였나. 단순한 이름이라 딸기를 바로 떠올리는 그런 모양새였습니다. 아쉽게도 단면 사진은 안 찍었네요.



몽블랑은 쇼케이크에 없었는데, 하루 6개 한정이라고 하니 아마 쇼케이크에는 없고 주문하면 나오나 싶습니다. 다음에는 그걸 먹으러 가서 확인할까 싶고요. 확인하더라도 기본적인 감상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겁니다. 하기야 처음 먹었을 당시에는 가격에 질린데다 비뚤어진 마음으로 접한 것도 있어서요. 그러니까 '네가 얼마나 맛있길래 그렇게 다들 극찬하는지 내가 먹어보고 평가하겠어'쯤. 그래도 기대만큼 맛있었던 건 아닙니다. 맛이 없는 건 아니나, 제 취향은 아닙니다.


왼쪽의 프레지에는 딸기가 그리 맛있지는 않습니다. 무난한 맛이지만 새빨간 딸기가 아니라는 점도 아쉽고, 워낙 다양한 맛이 뒤섞이다보니 이건 뭔가 아닌데 싶더군요. 아래는 흰자를 썼는지 다쿠아즈 비슷하게 달면서도 담백하고 폭신폭신 부드러운 시트입니다. 거기에 과일 조림이 들어갔던 것 같고. 이미 시간이 경과한 지라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맛있지는 않았다는 생각만 남습니다.

브레스트 쪽은 더더욱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땅콩맛. 저, 땅콩크림은 그리 좋아하지 않거든요. 땅콩특유의 향에 짜고 기름진 맛이 섞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크림이 기름지거나 하진 않았는데 땅콩향이 확 올라오는 순간 취향 아니다라고 고이 내려놓았습니다. 슈는 바삭바삭하고 크림과의 조화도 좋으니 땅콩맛을 좋아한다면 괜찮을 겁니다.


어찌되었든 다시 요약하면 둘다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마들렌은 괜찮더군요. 다만 그냥 마들렌은 무난한 마들렌이고 특별히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마들렌 글라세는 겉의 설탕코팅도 아주 달진 않고, 거기에 레몬 신맛이 강조되니 맛있더랍니다. 다만...;

모님은 이걸 먹고 레몬케이크 같다, 이건 마들렌 특유의 버터맛이 죽고 레몬맛이 강하게 남는다고 했고

G는 이걸 먹고 너무 달아서 차라리 그냥 마들렌이 낫다고 했습니다.


사람마다 입맛은 제각각이니까요. 다음에 몽블랑 사러가면 그 때 글라세만 다시 한 번 사올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케이크에 돈 덜써도 된다는 생각에 고이 마음을 쓸어내렸습니다. 마들렌 류 4개에 케이크 두 개 해서 28300원이나 투입한 결론은 그렇습니다.(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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