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만 보아도 상호를 아실 분이 있을 겁니다만, 좋은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라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서촌 주변은 혼자 놀러가는 일이 드문지라 모임이 아니면 가질 않습니다. 오랜만에 간 곳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감자수프도 생겼고, 단호박커리수프도 있습니다. 거기에 버섯샌드위치랑 스페인 오믈렛 샌드위치도 함께 시킵니다.





샌드위치는 통으로 나오지만 칼을 부탁해서 먹기 좋게 썰었습니다. 왼쪽의 오믈렛 샌드위치는 바게트가 워낙 바삭해서 그냥 붙잡고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베어무는 동안 속이 밀리거든요.


가장 오른쪽 끝에 보이는 그릇은 미네스트로네였는지, 다른 채소수프였는지, 하여간 토마토가 들어간 채소수프였습니다.




제가 주문한 것이 단호박커리수프와 빵세트. 빵은 요청하면 더 준다고 합니다. 빵 아래 보이는 것은 오븐에 바삭하게 구운 크루통입니다. 튀긴 것 같진 않은데 그래서 마음에 들더군요.



저 멀리 보이는 것이 감자수프.



으으음. 앞서의 방문은 감동이라 할 정도로 맛있게 먹었습니다만 이번은 전반적으로 실망했습니다. 아마 다음은 안 갈거라 생각하는데......


단호박커리수프는 단호박수프맛도, 커리수프맛도 아니었습니다. 커리향이 단호박의 단맛을 덮어버리는 바람에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맛이 나더군요. 크루통은 마음에 들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저 크루통이 기름지지 않아 불평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랍니다. 그러니까 그냥 바삭하게 구운 빵맛. 수프에 찍어 먹으면 맛있지만 수프가 취향이 아니니 전체적으로 만족도는 떨어집니다.


제일 쇼크였던 건 감자수프. 보통 감자수프라고 하면 다른 채소들과 함께 익힌 뒤에 믹서로 갈거나, 아니면 익혀서 감자만 으깨거나 해서 걸죽한 수프를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근데 이건 흡사 감자국같습니다. 간장맛이 난다고 했으니 간장맛 감자국...?; 감자가 덩어리째로 들어 있었거든요. 얇게 썬 것도 아니고 중간 크기의 감자를 네 등분한 것 중 한 토막이 들어 있습니다.

샌드위치는 무난하지만 예전과 같은 감동이 없습니다. 입이 벌써 익숙해진 걸까요, 아니면 이전과 다른 맛이라 그럴까요. 하여간 수프의 강렬한 체험은 샌드위치의 맛을 덮을 정도라 한동안은 안 갈 겁니다. 나중에 확인차 한 번쯤 더 가보겠지만 그 때도 만족감이 덜하다면야...... (먼산)


다음에는 이전에 먹었던 것 중 가장 강렬했던 고기샌드위치를 주문해봐야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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