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마테리얼라이즈는 총 세 가지 버전으로 보았네요. 조아라의 연재본, 개인지, 그리고 전자책. 개인지와 전자책이 나올 경우 이 둘의 사양이 같은 경우는 반반의 확률입니다. 그러니까 개인지에 실린 외전이 전자책에 실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실제 개인지 구매자를 위해 일부러 전자책의 외전을 빼는 경우는 많습니다. 『불가역』도 전자책에는 외전이 안실릴 것이라고 했고, 『알페니아 사가』도 외전이 전자책에서는 빠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인지를 사는 일도 생기지요. 일단 『마테리얼라이즈』는 개인지나 전자책이나 동일한 내용을 담았습니다.(아마도;) ... 음, 일단 개인지를 확인해봐야겠네요.


개인지 구입특전은 저 엽서였습니다. 총 여섯 명의 인물이 있는데, 들어가면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 제외되었는지 모를 모씨를 제외하고는 다 들어갔습니다. 채색 스케치와 같은 가벼운 그림인데 받아보고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분위기가 등장인물들과 매우 잘 어울리더라고요. 종종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른 그림들을 받아보면 당황하곤 하는데 이쪽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 이제는 본론.

제목에 썼던 것처럼 이 책의 시작은 '정신 들어보니 낯선 남자의 몸에 들어와 있더라'는 차원이동 빙의입니다. 왜 빙의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몸의 주인은 상당한 악당이었던 것 같고, 패악도 많이 부렸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남자인데 황비이고, 남편인 황제와의 사이는 진짜로 나쁘답니다. 기억이라는 것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래 저래 눈치보며 주변 상황을 살피려고 하는데, 엉뚱하게도 귀족 중 가장 세다는 아버지-공작은 황제에게 반기를 들 타이밍만 노립니다.



보통 차원이동 빙의를 하면 기억이 저절로 흘러들어오거나, 아니면 소설 속 주인공이라 상황을 대강 파악하고 있거나. 그런 상황일 텐데 여기는 다릅니다. 조금만 운신 잘못하면 판이 엎어질 것 같은 속에서 눈치를 보며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이와의 분투기에 가깝습니다. 거기에 왜 빙의를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만 빙의하기 전의 삶이 어땠는지는 슬쩍 넘어갑니다. 생각해보니 그런 이야기를 자세히 꺼낼 필요는 없지요. 어쩌면 그런데서 '밀림에 떨어진 뒤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 같은 것을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분투기인거예요.


또 하나 재미있는 건 커플링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읽는 재미가 반감되지만 다른 소설들과는 조금 다른 커플링을 만듭니다. 등장인물들과의 관계가 빙의 전과 후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도 재미있고요. 물론 대개 그렇게 흘러가지만 여기는 그런 모습이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마지막 부분의 관계도를 그려보면 이와 본인은 초혼(?)에 성공하면서 인생역전도 가능했으니 말입니다.'ㅂ' 물론 그 과정에서 갈려나간 모 집안과 그 집안 어르신은 조금 안되었지만, 그런데서 욕심내시면 안되는 겁니다. 하하.;



연재하는 동안도 재미있게 보았고, 개인지의 외전도 재미있었고. 전자책으로 다시 보니 또 재미있네요. 아마도 그 다음은 다시 개인지로 다시 집어들 것 같습니다.



만능강아지. 『마테리얼라이즈 1-3』. 녹턴, 2016, 각 3천원.(전자책)



하지만 오늘의 배겟머리 책은 같은 날 구입한 『최고의 악역』이나 『루시아』가 될 것 같군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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