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쓰는 이야기는 조아라 소설 읽으면서 다는 댓글보다는 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블로그에다가는 감정을 토로하다보니 앞에서는 하지 못하는 말들을 적게 마련이고, 이렇게 뒷말을 하다가도 내가 추측한 것이 사실이 아닌 경우에는 생각을 바꾼다 해도 바꾼 생각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특별히 적지는 않으니 뒷말만 보게 되는 거죠. 뒷말의 해소에 대해서는 적는 경우가 드무니까요. 다음에는 허허허. 이것은 제 오해였습니다! 라고 적어야 할까요.

하여간 이런 글을 뒷담화로 볼 것이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요. 아니, 솔직히 당사자에게 대놓고 말하면 상처가 될 만한 말들이기에 블로그에서 투덜대는 것에 가까운데...... (먼산)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BL 소설의 상당수는 로맨스와 다를 바가 무어냐고 외치고 싶습니다다. 남자들의 연애담을 다룬 것이 BL이고, 애초에 Boy's Love이니 로맨스가 맞긴 하지만 이건 장르적인 문제를 짚는 겁니다. 즉, BL의 장르적 특성이 드러나지 않고, 그냥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로맨스나 다를바 없어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BL 소설 중에 몇몇은 주인수를 여자로 바꿔도 문제가 없습니다. 즉, 그런 소설들은 주인수가 하는 행동이나 대사, 그리고 주변 환경들이 주인수를 남성으로 인식하지 않고 남성(주인공)의 연애 대상, 즉 일반적인 여성을 상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진 여성의 이미지로.

딱히 페미니즘 시각을 들이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시각을 들이댈 필요도 없어요. 이런 류의 주인수는 대체적으로 수동적이며, 주인공에게 순종하는 모습을 보이고, 애교가 많으며, 새침떨고, 누군가의 보호를 받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성격을 보입니다. 이런 성향을 다 가질 수도 있고 일부만 가질 수도 있는데 이러한 성향은 주인수의 가족 혹은 가정 환경에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고 주인공은 그런 양태를 품고 아껴주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다시 말해 이런 소설의 주인공은 당당하고, 씩씩하거나 자상하고 보듬어 줄줄하는 포용력 있는 인물이거나 그렇게 변화하며, 그런 날개 아래서 주인수는 병아리가 됩니다.-_-;


조아라에서 작년 즈음에 폭발적으로 등장한 BL 설정이 센티넬 가이드입니다. 이건 로맨스에도 몇 적용된 것을 보았는데 대표적으로 등장한 소설이 제 취향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서 아예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알파오메가 세계관이 있지요. 이 역시 구체적인 세계관은 작가가 설정하기 나름인가 본데 간략히 설명하면 대강 이런 구조인듯 합니다. 아무래도 BL 이야기이니 일단은 접죠.



센티넬-가이드의 경우 마지막에 적은 몇 가지 설정은 조금 달라지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센티넬이 능력 발현을 위해서는 가이드가 필요하며, 그건 두 사람의 마음이 맞는지 어떤지와는 관련이 그닥 없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가이드와 엮이리란 보장도 없는 듯합니다.






알파-오메가 세계관은 임신수-즉 임신할 수 있는 남자를 사용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단순히 임신이 가능한 존재라는 것을 설정에 넣기 위해 알파-오메가 세계관을 넣지만, 어떤 경우에는 계급적 차이와 홀대받았다가 신데렐라적 신분상승을 이루는 존재라는 코드를 넣기 위해 이걸 씁니다. 간단히 말하면 할리킹이죠. 사회적으로 약자이고 가난한 남성 오메가를, 자상하고 카리스마 있고 돈 많은 알파와 엮는, 그런 장치로 말입니다. 그런 장치로만 쓰이면 좋은데 이런 설정이 점점 임신을 당위성으로 들고 가다보니 이젠 설정 자체가 여자랑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가끔 소설 읽다가 혈압 오르는 것도 그런 부분이네요. 나는 BL을 읽고 싶은 거지 이런 류의 신데렐라 로맨스를 보고 싶었던 건 아니란 말이닷! (...)



그럼에도 그 소설 구조 안에 있는 막장 드라마 같은 복선들이 언제 해소될 것인가 기대하면서 계속 보게됩니다만.. 보면서도 자학하는 것이 이런 류의 소설이 아닌가 싶네요. 판타지 BL은 판타지이기 때문에 딱히 알파-오메가 세계관을 서서 임신을 시킬 필요가 없지만, 현대 BL의 경우 알파-오메가를 쓰면 자연스럽게 후계문제가 해결됩니다.

다만, 어느 쪽이건 간에 대부분의 소설에서 아들을 낳아야지만 대(후계)를 이을 수 있고, 여자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나, 알파-오메가 세계관에서 오메가가 대를 잇는 존재가 되는 건 보지 못했습니다. 일부러 찾아보는 소재가 아니다보니 못보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오메가는 페로몬으로 알파에게 밀립니다. 따라서 우성 오메가가 우성 알파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설정을 추가적으로 넣지 않는다면 남성 오메가든, 여성 오메가든 무리죠. 거기에 우성 알파인 여성에 대한 설정이 아주 드물게 보인다는 것도 걸립니다. 우성 알파 남성은 베타나 오메가 어느 쪽이건 상관없이 짝을 지을 수 있지만 우성 알파 여성은 ... 오메가와는 맺어질 수 없더군요. 남성 오메가는 남성 알파가 아니라면 생식이 불가능하고, 여성 오메가는 GL로 넘어갸야할 텐데 본 적이 없습니다.



... 근데 왜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거죠? =ㅁ=;

아마도 모 소설이 재미있기는 하나 저런 알파-오메가 설정이 걸리는 부분이 있어 적게된 걸로 기억하는데.. 데.... 생각해보니 알파-오메가 설정의 소설은 개인지로도 딱 한 권만 있습니다. 센티넬-가이드는 전혀 없음.;


어, 제 소설에도 임신하는 남성이 등장하지만 굳이 키워드를 붙이면 임신공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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