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적은 적이 있지만 양력 설과 음력 설 사이의 기간은 그냥 헌해로 봅니다. 새해는 음력설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세지요. 그렇지만 독서목록 정리는 양력 설을 기준으로 하고, To do 목록은 음력 설을 기준으로 하니 그 때 그 때 따라 다르긴 합니다.

그 사이 몇 번 다과상을 차리긴 했지만 음력 설까지 지내고 차린 다과상이니 이게 명실상부한 새해 첫 다과상입니다.



설에 놀러온 G가 선물이라며 제게 건낸 봉투는 로이스 봉투였습니다. 새해부터 백화점 들러 이것저것 구경한 모양이더라고요. 그리고 태공이 깔고 앉은 저 상자는 다른 곳의 케이크 상자입니다.-ㅠ-;






로이스 봉투 속 내용물. 로이스 판 초콜릿 세 개와 베키아앤누보의 초콜릿케이크랑 파운드케이크 조각입니다. 베키아앤누보의 파운드케이크는 가격이 올랐네요. 4400원. 원래는 4천원이었으니 10% 인상되었습니다. 그래도 살만합니다. 묵직한 것이, 말린과일이 들어간 파운드케이크라면 응당 이래야지! 라는 모양새라 더 그렇습니다. 넹, 이건 편애예요.






그리고 저 상자에는 이런게 들어 있었습니다. 초콜릿케이크. 이름은 몰라도 굉장히 초코초코한 케이크입니다. 거기다 재료에 초콜릿을 얼마나 들이부었는지 무겁습니다.






먹을 것이 준비되었으니 상을 차려야지요. 부모님이 자리를 비우신 사이 설 연휴 선물로 들어온 다과도 둘 꺼냈습니다. 초콜릿 케이크가 워낙 크고 무거운지라 이거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일단 차까지 준비하고 도전을 하기로 합니다.

간식을 담은 접시는 하빌랜드 판타지아, 찻잔은 웨지우드 오베론, 포트는 안캅. ... 어째 그릇 브랜드도 그렇지만 국적도 중구난방이군요.






로열밀크티를 끓일까 했는데 우유맛이 진하면 혀와 위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밀크티로 바꿉니다. F&M의 로열블렌드를 찻숟가락으로 두 개 분량 넣고 진하게 우려 포트에 담고, 거기에 데운 우유 100ml 가량을 부었습니다. 그랬더니 딱 포트 하나. 찻잔으로는 두 잔 반 분량이 나옵니다. 오오오오오. 안캅 포트여 찬양받아라! >ㅁ< 1인용 티포트로도 딱 좋군요.



준비가 끝났으니 사진을 찍고는 밀크티 한 모금 맛보고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초콜릿 케이크를 잘라 입에 넣습니다.

....

작은 접시에 담아 놓았던 과자들은 도로 냉장고로 보냅니다. 무게만 묵직한 것이 아니라 맛도 묵직합니다. 케이크 시트는 가토쇼콜라 같은 것보다는 더 폭신한 스폰지 시트인데, 그것도 폭신한 것은 아니고 묵직합니다. 거기에 커피를 넣은 건지, 쌉쌀한 가나슈가 층층이 들어갔어요. 아니, 이건 커피 생초콜릿에 가깝습니다.; 그걸 케이크 사이에 발랐으니 한 입 베어물면 지이이이인한 카페인이 뒤통수를 치고 올라와 눈물 어리게 만드는 그런 맛.;ㅠ; 진짜 진하네요. 커피가 아니라 밀크티여서 망정이지, 커피였으면 혀가 중간에 포기를 외쳤을 겁니다. 밀크티로 적절히 달래면서 먹는데 이건 진짜 하루치 당분과 초콜릿분과 카페인분을 한 번에 밀어 넣는 느낌이네요. 그래서 더 좋았지만....;



그리하여 새해 첫 다과상은 흡족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ㅠ- 케이크를 제공한 G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이 은혜는 생일 선물로 갚겠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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