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굴마님 시리즈 세 권을 한 번에 빌려 한 번에 다 읽었습니다. 미뤄서 읽을까 하다가 어차피 시간 남는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파견근무도 끝나고, 다음주는 또 사무실 출근이고 해서 마음 편히 몰아 보았지요. 결론만 말하자면 가볍게 볼만은 하나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


가장 큰 이유는 살림살이의 규모입니다. 본가는 제가 살림을 하지 않고, 자취방은 작습니다. 지난 번에 『살림살이가 좋아』를 읽을 때도 일부는 땡기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캠핑이 좋아』나 『살림이 좋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갈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요. 그래도 남의 살림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어느 정도 있습니다.


출간이랑 기획 순서로 따지자면 『살림이 좋아』가 가장 앞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살림이 좋아 2』가 나올 예정이었던 모양인데, 기획을 바꿔서 『살림살이가 좋아』와 『캠핑이 좋아』를 낸 모양입니다. 같은 시리즈로 한 권이 더 있는데 도서관에 없어 신청한 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무크지에 가깝지 않나란 생각도 들었고요. 뒤의 두 권은 특히 판형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책장에 꽂아두고 있다가 참고하고 싶을 때 꺼내볼 수 있는 정도의 책입니다. 정독하거나 각잡고 따라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요. 집집마다 살림 방식이나 살림 규모는 천차만별이니까요. 일부는 따라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무리. 살림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니까요. 『살림이 좋아』 앞부분에 나왔던, '남편이 출근하면 나는 집으로 출근한다'는 이야기가 절절히 공감됩니다. 이건 보통 노력과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예요. 정말 집안일을 '일'로 보고 출근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지 않나 싶더군요. 그런 점에서 전 무리입니다. 지금의 제게 집안일과 살림은 취미와 놀이와 해야 하는 일 그 어드메의 경계에 있으니까요. 사실상 결혼을 안하려고 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결혼을 하면 집안일도 '일'의 영역에 들어가니까요. 하하하.;ㅂ;



책 취향이나 참고할 것으로 따지면 『살림살이가 좋아』 > 『살림이 좋아』입니다. 캠핑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순위에도 안 오른 거죠. 그리고 보고 있노라면 『살림살이가 좋아』는 일본책 중 카탈로그를 겸한 무크지와 상당히 닮아 있고, 『살림이 좋아』는 『천연생활』을 비롯한 잡지나 책들과 닮았습니다. 차별성을 둔다면 이건 한국에서 나온 책이고 한국의 살림 이야기이니 한국에서 구하는 방법을 더 다룬다는 점이겠지요. 『효재처럼』보다는 더 생활 밀착형이고 살림하는 사람들이 따라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혜선.『살림이 좋아』, forbook, 2012, 16000원.

이혜선.『띵굴마님은 살림살이가 좋아』, forbook, 2013, 1만원. 재독(再讀)

이혜선.『띵굴마님은 캠핑이 좋아』, forbook, 2013, 1만원.


책 가격이 상당히 괜찮네요. 그런 의미에서 집에 들여도 괜찮은 책...-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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