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격이 꽤 높은 편이고 생각보다 책은 얇지만 읽어볼만 합니다. 예상보다 재미있었거든요.


뭐 때문에 이 책을 찾았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 미쓰다 신조의 책을 검색하다가 비슷한 키워드를 가진 이 책이 걸려 나온 것 같습니다. 하여간 다른 책을 찾다가 우연하게 목록에 있는 것을 보고 한 번 봐야겠다 싶어 빌려왔지요.


저자서문에도 나오지만 이 책은 '2001년부터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에서 저자가 강의한 내용의 2007년 버전'을 책으로 만든 거랍니다. 번역자가 셋인데 이 세 사람도 와세다 대학원 문학부에 재학중이고요. 2007년에 책으로 나온 것을 2012년에 한국에서 번역 출간한 겁니다. 그래서인지 서문에서는 2011년에 일어난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본문은 2007년 상황에서 멈춰있습니다. 뭐가 불만이냐 하면, 오노 후유미는 언급이 되지만 미쓰다 신조는 언급이 안된다는 겁니다. 요코미조 세이시도 언급되는 것을 보면 그 이후의 강좌에는 미쓰다 신조도 들어가지 않을까 싶거든요. 조금 아쉽다고 해야하나요.


호러, 공포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다루며 왜 호러문학이 2000년대부터 활발하게 나오기 시작했는가, 일본 호러문학의 시조는 언제로 봐야 하는가, 그리고 일본의 호러문학은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장단점과 문제점을 가지는가, 호러문학의 태동과 발전은 사회 발전과 어떻게 영향을 가지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전체 10장으로 되어 있는 건 수업 자체가 10차시로 구성되어 그런가봅니다. 전체 11차시이지만 마지막 시간에는 주제에 대한 리포트를 쓰기 때문에 10차시 분량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절대, 장담하건데, C님은 손도 안 대실 거고 B님은 아마 집어드실 겁니다. B님 취향의 소설이 상당히 많네요. 거기에 한국에 번역이 되지 않은 책도 많고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나옵니다.


각주가 굉장히 많은데 그게 또 거슬리지 않습니다. 각주가 많은 건 수업 내용에 일본에서 일어난 특정 범죄나 특정 조어 등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에 대해 간략하게 기술했는데 짧지만 적절한 요약이라 본문 읽으면서 보기 어렵지도 않고, 이해도 쉽습니다. 세 사람이 해서 번역이 걸릴까 걱정했는데 무난하게 읽힙니다. 이상하다고 체크한 것은 한일 합방을 한일 합병으로 썼다는 부분입니다. 저도 사전 찾아보았지만 1910년의 조약 명이 한일 합병 조약이고 그 사건을 한일 합방이라 부르네요. 그 부분 말고는 대체적으로 무난합니다.


거기에 책에 소개된 여러 일본 문학들은 한국에 어떤 책으로 출간되었는지 상세하게 각주가 달려 있습니다. 원한다면 찾아보아도 좋고요. 다만 오노 후유미의 『시귀』는 이 책이 나온 뒤에 북홀릭에서 재출간되었습니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좋겠더군요. ... 읽다보면 읽고 싶은 책이 마구 증식한다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과연 얼마나 읽을 수 있을까요.=ㅁ=




다카하시 도시오. 『호러 국가 일본: 무너져가는 사람과 사회에 대한 스플래터 이미지네이션』, 김재원, 정수윤, 최혜수 옮김. 도서출판b, 2012, 14000원.


미미여사의 책 중에는 『모방범』이 있고, 온다 리쿠의 책 중에는 『구형의 계절』이 소개되었습니다. 사실 미미여사는 에도시대 쪽의 괴담집도 괜찮은데, 그건 호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지요. 온다 리쿠도 호러이긴 한데 솔직히 판타지호러에 가까워서 미묘하게 안 맞습니다. 이 책에서 지적한 것처럼 호러라는 것은 일상에서 누구든 겪을 수 있는 것 같은 일을 적었을 때 더더욱 몰입하게 마련이니까요.


...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읽고 나서 미쓰다 신조의 『붉은 눈』을 마저 읽었는데... 데..... 등 뒤가 서늘하더군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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