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왜 음식 사진이 맛없어 보이게 찍히는 걸까요?


A: 실제로도 맛없기 때문입니다.(...)



어, 반쯤은 진심입니다. 반은 조명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머지 반은 진심으로, 제 입 외에는 안 맞을 거라고 단언합니다. 뭐라 해도 저 음식이 잡탕밥, 혹은 개밥 같아 보인다는 점은 부인 안합니다. 하지만 재료는 나름 충실하거든요.



요즘에는 게으름이 조금 도져서 음식은 적당히 만들고 있습니다. 열흘에 한 번 정도 카레를 한 솥 끌여 냉장고에 넣어두고, 일주일에 한 번 말린 콩을 불렸다가 삶아서 냉장고에 두고. 그리고 저녁 때 쌀을 불려 두었다가 아침에 삶고, 거기에 삶은 콩 한 국자를 넣고, 카레 한 국자를 부어 마저 끓이면 됩니다. 쌀을 삶는다고 표현한 것은 아무리 봐도 이게 밥 짓는 수준은 아니거든요. 자작자작한 수준도 아니고 거의 죽입니다. 그렇게 만들면 저렇게 나옵니다.

색이 오묘한 것은 카레에다가 팥과 강낭콩 삶은 물이 뒤섞여서 ... (먼산) 콩을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로 안 먹을 그런 음식입니다. 카레 비율은 양파 큰 것으로 넷, 당근 큰 것 하나, 감자 큰 것 하나. 카레는 대략 한 봉지가 들어갑니다. 어디까지나 대략. 실제로는 그보다 적게 들어갈 겁니다.


이제 슬슬 카레도 싫고, 빵도 물리니 메뉴를 뭘로 바꿀지 고민 좀 해봐야겠네요. 칠리도 만들겠다고 호기롭게 향신료 사다 놓았는데 칠리에 콩이 들어가는 것이 은근 문제라. 일단 베이스만 만들고 콩은 나중에 따로 조합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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