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를 돌아다니다가 보고, 한참 고민하며 댓글 달까 말까 하다가 접었던 건.


원글 제목: We may be a small country but we're a great one, too(http://eggblue.egloos.com/2565005)

러브 액츄얼리에서 영화의 역사상 가장 비현실적인 수상을 연기한 휴 그랜트가 남긴 다음 연설은 아마 모두가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I fear that this has become a bad relationship. A relationship based on the President taking exactly what he wants and casually ignoring all those things that really matter to, erm... Britain. We may be a small country but we're a great one, too. The country of Shakespeare, Churchill, the Beatles, Sean Connery, Harry Potter. David Beckham's right foot. David Beckham's left foot, come to that. And a friend who bullies us is no longer a friend. And since bullies only respond to strength, from now onward, I will be prepared to be much stronger. And the President should be prepared for that."

애국자는 아니지만 이런 관점에서 한국을 봤을 때 뜨겁게 할 수 있는 말이 많다는 사실은 좋아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세종대왕과 이순신의 나라다. 우리는 유관순과 김산의 나라이고, 전태일과 6월 항쟁의 나라다. 우리는 김광석의 나라다. 우리는 노무현의 나라다.

대통령님, 국가에 대한 자부심은 이렇게 키우는 겁니다.


본문은 이랬다. 인용은 좋지만 그에 대한 적용은 적절하지 못했다. 뒤에 나오는 예시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존재들이라.

셰익스피어. 두말할 나위 없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고 했던 극작가. 영어의 기틀을 잡았다는 소리도 듣고 있으며 그리스극의 클리셰를 영문학으로 재해석한 존재. 영문학의 시조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을 듯.
처칠. 영국 수상. 소개된 인물 중 유일한 정치가. 하지만 이 역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서 영국이 나치에 대항할 수 있도록 버틴 불독. 자랑스러워할 만한 인물이 아닐지. 가장 어려운 때에 함께 버틴 인물로써.
비틀즈. 세계를 물들인 밴드. 지금도 유용한 관광수입이 되고 있고.
숀 코너리. 본인은 영국인이 아니라 스코틀랜드인이라고 하지만 그 역시 대단한 연기자라는 건 바뀌지 않음. 본드, 제임스 본드.
해리 포터. 두말하면 잔소리. 세계를 뒤흔든 소설. 역시 영국의 주요 관광수입원이라고 생각함.
데이비드 베컴. 축구는 잘 모르지만 베컴은 안다. 황금발이라는 사실도 대강은. 목소리는 신에게 받지 못한 인물..(...)

다시 말해, 러브 액츄얼리의 수상은 '우리는 이렇게 자랑스럽고 위대한 영국이다!'라는 점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예시를 들어 긍정하는 것이다. 글 제목에도 들었던 'We may be small country but we're a great one, too'라는 말을 저런 근거를 들면 영국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못마땅한 얼굴로 그래, 그렇지 뭐, 하지만! 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딱히 프랑스인을 떠올리며 쓴 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난 그 뒤에 나온 문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세종대왕과 이순신은 동의하지만 그 뒤는 미묘. 과연 한국은 이것이 한국이다라고 그 누구라도 인정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가?
(생각나는 것이 강남스타일과 같은 K-Pop, 김연아 정도라는게 아쉽.-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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