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


단계 1.역사교과서의 국정화.

하지만 국정화가 되어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는 상황이 되었을 때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 생각함. 대놓고 말해, 역사교사가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 이건 어찌될지 알 수 없음. 그런 경우는 교과서대로 가리킬 수밖에 없으니까. 올바른 역사교육을 하고 싶다면 역사교사를 더 뽑으세요.



단계 2.국어교과서의 국정화.

이미 밑작업이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어교과서의 문학작품이 좋지 않다는 내용이 언론사 기사로 나오기도 하고, 특정 작품을 들면서 독재를 비판했지만 안보를 지나치게 깎아내렸다거나 하는 식으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썼다는데. 관련 기사는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순원을 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에는 아연실색. 이야아.

의외로 국어교과서는 국정화 가능성이 있다. 몇차까지였더라. 하여간 역사, 즉 국사교과서와 국어교과서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국정교과서였거든. 하지만 국어교과서는 국정해도 별 의미가 없긴 하지. 무엇보다 언어영역은 거의 모든 것이 시험 보기가 되는 고로. 설마하니 『드래곤 라자』같은 허무맹랑한 소설이 교과서에 실렸다고 비난하려나? 아니 이건 알 수 없다. 일단 현재 시점에서 확실한 것만 적어보면,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움직임은 확실히 있고

-국어교과서에 실린 작품들 혹은 작가들에 대한 비판 의견이 있다는 것. 그것도 국회위원들의 발언이라는 것.



단계 3. 학교도서관의 검열

이것이 무리수라는 것은 어느 정도 생각하고는 있는데, 도화선이 될 사건은 깔려 있다.


올 4월쯤에 경기도쪽의 DLS 서평단이었나, 하여간 학교도서관쪽의 서평단에서 『어느 혁명자의 삶』을 초등학교 추천도서로 낸 데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개정판이고 이전 제목은 『나는 공산주의자다』였다. 1-2권을 따로 냈던 걸 합 권으로 낸 모양이더라. 이 책이 추천도서로 오른 뒤, 어느 단체에서 '이런 책을 초등학교 추천도서로 하는가'라는 내용의 기사를 냈다. 청년보수단체였던 걸로 기억하고 기사를 낸 곳은 국민일보였을 거다. 검색하면 어딘가에서 나올 것임.

그러자 당장 윗선에서부터 움직였다. 경기도교육청은 산하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해당 도서를 적절히 처리할 것을 지시했고 그런 움직임에 도서관계에서 반발이 일었다. 그 외에도 반발이 일어나자 한 달쯤 뒤였나,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공문을 폐기하라고 하고, 나중에는 아예 철회했다.

그런 움직임이 일었던 것이 '경기도교육청'이다.



단계 3이 일어나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설마라고 생각하면서도.. 하하하.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에는 반대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보고 있으면서 내 사상적 정체성이 마구 흔들리고 있다. 어디서 온건인지 보수인지 진보인지 가르쳐줄 사람 없나. 기본적으로 난 보수라고 생각한다고!

(이 뒤에 어느 블로거가 만든 정치성향테스트를 해보았는데 거의 중도란다. 중도란 자각은 안해봤는데, 으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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