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을 동시에 다룹니다. 원래는 『고양이 눈으로 산책』을 빌리러 갔다가 그 옆에 다른 책이 있는 것을 보고 집어 들었습니다. 어느 책이 먼저 일지 몰라 일단 『3시의 나』를 먼저 보았는데 읽다보니 『고양이 눈으로 산책』이 먼저 나온 책이더군요.


『고양이 눈으로 산책』은 작가의 독특한 감성세계를 담은 책입니다.(...) 보통 글 쓸 때 저런 단어 안 쓰지만 이번은 안 쓸 수 없었습니다. 작가가 아예 선언하더군요. 자기 속에는 고양이가 한 마리 살고 있다고. 그 고양이는 가끔 작가의 정신 세계 밖으로 튀어나와 존재를 드러내기도 하고, 작가와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쓰다보니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고양이 같이 늘어지고 게으름 피우면서도 고독한 것 같은 그런 정신 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성격이 종종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튀어 나온다고요. 고양이를 좋아하고 정신 세계 속에 고양이 지분이 아예 있는 사람이니 고양이를 찾아 다니고, 고양이가 많다는 지역을 골라 다니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그런 방향에서 도쿄의 여러 고양이 관련 지역들을 돌아다니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인 감상의 비중이 높으니 도쿄 여행기나 고양이 산책기를 떠올리시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냥 귀여운 삽화가 있는 여행기로 보시는 쪽이 안전합니다.


『3시의 나』에서 『고양이 눈으로 산책』이 등장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이야기는 1년 간의 일기책이거든요. 그렇다보니 그 사이 출간한 책들을 편집하거나 검수하는 내용이 함께 나옵니다. 그냥 일기도 아니고 날마다 3시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을 담다보니 그 날 그날의 모습이 조금씩 비치더군요.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취미생활을 즐기고. 오후의 티타임이 아니라 오후의 일기인 셈입니다. 1년이지만 하루가 한 쪽에 있으니 책 한 권으로 족합니다. 근데 은근히 양이 많더라고요. 남의 일기나 트윗을 몰아서 훔쳐보는 느낌이라 나름 재미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비슷한 컨셉으로 SMAP의 싱고가 365일의 1일 1사진집을 낸 적이 있었지요. 그건 트윗이나 인스타그램의 서적판에 가깝지만 말입니다.'ㅠ'



아사오 하루밍. 『3시의 나』, 이수미 옮김. 북노마드(문학동네), 2013.

아사오 하루밍. 『고양이 눈으로 산책: 고양이 스토커의 사뿐사뿐 도쿄 산책』, 이수미 옮김. 북노마드(문학동네), 2015.



다만.....; 『3시의 나』는 걸리는 부분이 몇 있었습니다.

23쪽에 나오는 엑셀시어Excelsior. 이거, 엑셀시오르라고 읽지 않던가요. 도토루 카페 라인이었다고 기억하는데.

51쪽에 나오는 털리스Tully's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툴리스 혹은 튤리스라고 읽는 것이 익숙하고요.

300쪽에는 멤마상이라는 고양이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멘마. .. 그쪽이 더 익숙하네요.

306쪽의 유리이카Eureka는 유레카...? 아니, 뭐, 이건 영문이고 하니 ユリイカ라고 적었다면 그쪽이 맞겠지요..

중간은 조금 졸면서 보아서 안 붙여 놓은 곳이 몇 있을지도 모릅니다.(먼산)


그래도 『고양이』는 적어 놓은 곳이 없었군요.'ㅂ'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