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여러 호텔을 다니면서 그곳의 실측 평면도를 그리고 그에 대한 간략한 감상을 적었습니다. 순전히 펜화인 세노 갓파와는 달리 여기는 본격적인 그림이고요. 수채화라 그런지 와치필드 시리즈 작가인 이케다 게이코의 여행기가 떠오릅니다.


이전 책은 다 호텔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호텔 외의 숙소도 많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대도시의 유수 호텔이 아니라 작은 호텔, 역사 있는 호텔, 아니면 의미가 있는 숙소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인데 문제는 번역과 편집입니다. 각주가 빠진 편이 없을 정도로 빠지지 않고 달려 있는데, 이 중 여럿은 달지 않아도 될 것 같더랍니다. 이게 원주인지 역자주인지 알 수 없지만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빈치 코드에도 각주가 달려 있거든요. 그리고 주석 달린 것의 내용이 본문과 관련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17쪽에 달린 옹플뢰르에 대한 설명을 보죠.


옹플뢰르 Honfleur

노르망디의 센 강 하구에 있는 항구 도시. 강 건너편은 르아브르(Le Harvre). 낡은 부두의 경관이 유명한데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교회 생카트린 교회(Eglise Sainte-Catherine)가 있다. 에리크 사티(Erik Satie)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에리크 사티인지 에릭 사티인지, 어느 쪽 표기가 맞는지는 모르지만 사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이 나오는 코스테 형제나 자크 가르시아에 대한 주석은 이해가 되지만 지나치게 주석이 달리면 찾아보느라 시간이 더 걸리죠. 결국 나중에는 주석을 건너 뛰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면적을 표기할 때는 제곱미터가 아니라 평방미터라고 쓰는 것이 맞지 않나요. 이것도 찾아봐야 하나.


일본의 호텔이지만 With the Style을 윗 더 스타일이라 표기하는 것도 걸렸고요.



그래도 호텔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268쪽에는 게스트룸의 장비를 소개하는데 그 맨 뒤에 가연물과 화재 적재 하중, 그리고 그에 따른 방화문 설치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실제 실험을 해서 이게 다 타서 문 반대쪽으로 불길이 나오는 시간을 계산해 목제 방화문을 설치하도록 허가를 받았다는 겁니다. 나무라고 무조건 화재에 잘 탄다고 할 것은 아니러군요.'ㅂ'





우라 가즈야. 『여행의 공간 두 번째 이야기』, 신혜정 옮김. 북노마드(문학동네), 2014,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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