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쪽 요리책은 한국에 번역이 잘 안되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의외였습니다. 아니, 애초에 책을 주문했을 때는 이 책이 하드커버라는 건 생각도 못하고 신국판에 에세이가 그득한 책을 떠올렸더랍니다. 그랬는데 책을 받아보고 나서는 책 판형이 크다는데 놀라고, 하드커버라는데 놀라고, 책을 열어보고 나서 이게 전형적인(?) 미국 요리책이라는 걸 깨닫고 놀랐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앞서 봤던 로즈베이커리의 레시피북과 비슷한 종류네요.


제목은 뉴욕 컬트 레시피. 원서 제목도 New York Cult Recipes입니다. 표지도 그렇지만 속에도 삽화가 여러 장 들어 있습니다. 사진과 삽화가 섞여 있어요. 삽화는 레시피와 관련된 것은 아니고 뉴욕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용도로 사용되더군요.

앞서 전형적인 미국 요리책이라고 한 것은 도나 헤이 등의 요리책에서 본 것처럼 완성된 음식의 사진뿐만 아니라 조리중인 상태나, 별 관련 없어 보이는 사진이 게시된 경우도 많아서 입니다. 그러니 일본 요리책이 그러는 것처럼 자세하고 상세하게 조리 과정을 보고 싶다면 피하세요. 적어도 중급 이상의 요리 실력을 가진 사람을 위한 책이지, 초급에게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가장 쉬운 것이 피클이나 맨 앞의 드립 커피이고, 그 외에는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만들기 쉽지 않아 보이는 음식을 아주 간단하게 만드는 것처럼 적은 것도 실력이면 실력입니다만...


두 번째로 소개된 레시피가 할라인데, 땋은 머리 모양을 한 유대식 빵입니다. 이것도 발효 빵이고요. 근데 반죽 단계에 대한 설명이 대강 이렇습니다.


마른 재료들을 모두 섞는다. 액체 재료들 역시 섞어준다. 이 재료들을 합해서 탄성이 강한 덩어리가 될 때(기계로는 5-10분, 손으로는 10-20분)까지 반죽한다.

반죽을 겉이 매끈한 공 모양으로 만들어 기름을 칠한 볼에 담고 랩으로 덮어 2배로 부풀어 오르도록 (상온에서 약 1시간 30분) 휴지시킨다.


그리고는 반죽을 모양내고 구우면 끝입니다. 참 쉽죠?(...)



그러니 레시피를 참고하기 위해 보시는 것이라면 모를까, 초급자에게는 적당하지 않다는 겁니다. 다만 뉴욕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만큼 굉장히 다양한 조리법이 등장합니다. 빵이나 머핀도 있지만 마시멜로나 스모어도 있고, 중국식 요리도 있습니다. 튜나멜트 같은 샌드위치도 있고 스무디도 여럿 나옵니다. 굉장히 다양한 레시피를 다루는데 이걸 뉴욕이라는 제목 하나로 다 통일하는 거죠. 그게 또 납득이 되고요.

번역은 조금 걸리는 부분이 이지만 스리슬쩍 넘어갑니다. 요리에 사용하는 종이를 황산지라 부르는데 유산지가 맞는지, 아니면 황산지가 별도로 있는지는 찾아보지 않았네요. 하여간 심각한 오류는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아니, 분명 걸리는 부분은 있었는데 졸면서 봐서 그냥 넘기는 건지도요...



마크 그로스먼 외. 『뉴욕 컬트 레시피』, 강지숙 옮김. 클, 2015,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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