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도 미스도에 다녀왔습니다.
맛없다고, 취향아니라고 투덜대면서도 다녀온건 G가 "폰데라이온 핸드폰 줄이 갖고 싶어!"라고 절규했기 때문이지요. 저야 핸드폰줄에는 관심 없었지만 같이 가는 대신 사준다는 도넛에는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 고로 마법 첫날, 몸 상태 비리비리한데도 40분 남짓 걸어서 명동에 갔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커피롤이 먹어 보고 싶어서 그것만 챙기고 G는 옆에서 올드패션, 초코패션, 허니패션,에 폰데링, 더블초코폰데링을 집었습니다. 더 주문할 것 없냐는 점원의 말에 쇼케이스를 휘휘 둘러보던 G가, 엔젤 크림을 보더니 그것도 같이 시키더군요. 시킨 이유를 나온 다음에 가르쳐 주겠다더니 꽤 긴 이야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미스터 도넛과 관련해 여기저기서 블로그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된 포스팅이 있었다는군요. 동인(최근 의미로의 동인)이 쓴 글이었답니다.

G: 거기에 도쿄바빌론 이야기가 나오더라고.
K: 응?
G: 세이시로가 스바루 대신해서 눈 다쳤을 때 스바루가 면회와서 뭐 시킬 것 없냐 했을 때, 세이시로가 미스타 도나츠의 엔젤크림을 사다달라는 말을 했대.
K :
G: 그래서 그 사람(글쓴이)은 엔젤크림이 무슨 크림도 아니고 이게 뭐다냐했는데 나중에 도넛이란걸 알았다네. 그래서 궁금했지.

堂狗三年吠風月이라더니. 본인은 아니라고 박박 주장하고 있지만 제게 물들었군요. 이런....



물론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면 재미없지요. 그래서 그 장면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도넛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엔젤크림입니다. 맛은 G가 봤기 때문에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생크림이나 휘핑크림일 것으로 추측되니 상상하고 있는 딱 그맛이 아닐까요.


간만에 도쿄바빌론을 꺼내보니 감개무량합니다. CLAMP를 좋아하는 사람이건 싫어하는 사람이건, 이 집단의 최고작을 꼽으라면 아마 도쿄바빌론을 꺼낼거란 생각이 듭니다. 90년대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당시 어디선가(아마 PC 통신중 어디선가) 최고의 커플 순위를 매길 때 1위가 카인 리브, 2위가 세이시로 스바루 였다는 이야기도 들었지요.(아, 순위가 바뀐건지도 모릅니다. 워낙 옛날 이야기니.) 지금도 제겐 단연 1위 커플입니다. 물론 양쪽 커플 모두 후속작을 빼놓고 생각하는 쪽이 좋다는 것도 공통점이군요. 갓챠일드나 X에서의 모습은 다 지워버리고 있는지라. 아, 세이시로 스바루의 경우 츠바사도 빼렵니다.
あなたは東京がきらいですか도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는군요. 지금의 제게 묻는다면? 서울이나 도쿄나 도토리 키재기죠.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도시의 비정함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도시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역시 도시를 구성하는 일원 중 하나이니 도쿄를 싫어한다는 것은 제 자신에 대한 부정과도 연계될 수 있을겁니다.
다만 도쿄에서 만날 수 있는 맛있는 케이크들은 사랑스럽습니다.-ㅠ- ~♡


덧붙임. 1300K에서 수요일 한정으로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 20% 할인하는 것을 보고 혹해 넘어갈뻔 했습니다. 아침부터 휘둘리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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