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에는 몇 번 방문했던 케이크집이 있습니다. 듀자미라고, 두 친구라는 뜻의 프랑스어입니다. B님이 그곳의 시오캬라멜무스케이크가 맛있다고 해서 가봤는데 무난하게 맛있는 케이크입니다. 사실 무난하게 맛있는 집도 찾기 참 어렵죠. 게다가 무스 케이크는 더더욱 만나기 어렵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서가를 둘러보다가 책 제목을 보고 집어 들었는데 이 책이 바로 듀자미 이야기더랍니다. 어떻게 케이크 공부를 시작했고 듀자미를 시작했는지의 이야기, 그리고 왜 이름이 듀자미인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거기에 레시피도 함께 있고요. 재미가 없진 않았지만 다 읽고 나서는 조금 시큰둥 하더랍니다. 몇 년 전에 붐처럼 일었던 블로그 출판과 맥락이 같아 보였거든요. 지금도 그런 책이 가끔 나오긴 하는데, 레시피를 뺀다면 거의 그런 느낌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건 이런 책들이 그렇듯 블로그 주인 혼자 쓴 책은 아닙니다. 부부가 함께 책을 쓴 건 본 기억이 없거든요. 남편이 쓴 글도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여기까지만 읽었다면 그냥 그런 책이었을 텐데 재미있는 것은 남편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업을 하면서 아내가 한국의 르코르동블루 과정을 이수하도록 돕더니만, 이수를 하고 나서 디저트 카페를 열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부터는 돕는 것을 넘어서 참여하더군요. 그리고는 점차 아내를 대신해서 케이크 만드는 여러 과정들을 돕더니 파리에 공부하러 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게 2011년에 나온 책이니 이미 돌아왔을 거라 생각하는데...... 보고 감탄했습니다.



캐러멜파운드케이크도 좋고, 구겔호프도 좋고, 에스프레소 컵케이크도 좋고. 으으으. 이러다가 방에 오븐 들여 놓을까 무섭습니다.ㅠ_ㅠ


채혜수, 홍승현. 『달콤한 디저트의 나날들』. 동녘라이프, 2011,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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