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요리책은 글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그림이나 사진은 그 수가 적었습니다. 그나마 20세기 들어와 나온 요리책이나 사진이 조금 실렸고 그 전은 그림이었겠지요. 그리고 요즘은 대부분의 요리책이 사진을 싣습니다. 과정 하나하나의 사진을 찍고 실어 놓아 음식 만들기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어쩌면 그것도 지나친 배려가 아닌가 싶은 때도 있는데... 뭐, 아직 초보인 제게는 그런 쪽이 편하긴 합니다.


솔직히 이 책은 그런 배려로만 놓고 보면 하수입니다. 이 책을 가지고 초보자가 따라하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독특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구입할 가치가 있습니다. 정사각으로 보이는 책 판형도 독특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감탄만 나옵니다.



출처는 교보문고.(링크) 맨 위의 두 쪽이 30-31쪽, 34-35쪽, 96-97쪽입니다.



그림입니다. 전체가 다 그림, 일러스트로 구성되었습니다. 사진이 없는 것은 아닌데, 찾으려면 숨바꼭질을 해야할 정도로 작고 몇 개 없습니다. 각각의 레시피는 저렇게 그림으로 나오고요. 맨 위의 애플 타르트 만드는 법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느 정도 제과를 한 사람이 도전하기 적합합니다. 초보자에게는 많이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재료도 몇 있거든요. 대강 다른 재료로 대체하거나 안 쓰거나 해야할 겁니다.


예를 들어 플랑(flan)을 만들기 위해서는 커스터드 크림 분말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도 파는 건 알고 있지만 이게 같은 성분일지는 모릅니다. 사실 플랑이라면 커스터드 크림을 구운 것-그러니까 크렘 브륄레나 푸딩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커스터드 크림 분말을 넣더군요. 아마 여기 나오는 레시피는 피에르 에르메 정통은 아니고, 변형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긴 합니다.


그래도 그림이 귀여워 읽는 맛이 좋습니다. 사진 없이 이렇게 그림으로만 보는 것도 참 좋네요.:)



피에르 에르메, 솔르다드 브라비. 『피에르 에르메의 프랑스 디저트 레시피』, 강현정 옮김. 이숲, 2015, 17000원.



달걀이 아니라 계란이라고 표기해도 틀리진 않지만 조금 걸리네요.ㅠ_ㅠ 하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했다고 기억합니다.  아, 서양 대추는 아마 대추야자(date)가 아닐까 싶은데 확실하진 않군요.'ㅠ'


그리고 원제가 더 와닿네요. 『Pierre Herme et Moi』. 악상기호는 빼고 적었고 번역하면 『피에르 에르메와 나』일겁니다. 피에르 에르메의 단지우유 체형이 참 귀엽다니까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