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를 다룬 가벼운 수필이나 그보다 조금 무거운 에세이, 칼럼 등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보다는 조금 더 무겁습니다. 이건 인간과 애완 혹은 반려 동물의 관계를 다룬 연구들을 모아 놓은 책입니다. 그러니 그냥 가볍게 보기에는 무겁게 생각할 수 있는데, 의외로 쉽게 읽힙니다. 아무래도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주 재료로 연구를 하다보니 읽기 어렵지 않아요.


바꿔 말하면 연구의 수준이 낮거나, 지나치게 이 책에서 각 연구의 내용을 간략화 했다는 겁니다. 연구들을 소개하는 것은 좋은데 연구 소개 뒤에는 결론이라는 칸을 만들어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자체적인 '결론'을 적어 놓았습니다. 그게 제일 읽으면서 걸렸습니다.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나 너무 앞서 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분석연구가 아니라 사례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이런 건 후속연구나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다른 상황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지속적으로 관찰되어야 인정받을 수 있는 가설인 겁니다. 자연과학적 연구하고는 다르죠. 근데 사례를 나열하고 유사한 내용만 모아 놓다보니 한 주제에 소개된 연구가 한 손에 꼽을 정도고, 그게 또 완전히 같은 분야에 대한 연구가 아닙니다. 조금 다른 방향의 연구도 많아요.



그래도 쉽게 술술 넘겨가며 볼만 합니다. 특히 B님이랑 C님은 폭소하며 보실 부분이 상당히 많아요. 1장 두 번째 이야기인 「저기 개똥 좀 치우세요!-개똥을 치우는 사람과 치우지 않는 사람의 특성」이라든지, 3장 첫 번째 이야기인 「반려견과 반려인은 닮을까?」 같은 것들. 목차만 훑어 봐도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홀릴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읽을만은 하나, 여기 있는 사례가 모두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감안하고 보아야 합니다.



세르주 치코티, 니콜라 게갱.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 심리학』, 이소영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2, 12000원.



부작용이 조금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있는 실험 중 몇 가지는 진짜 시도해보고 싶더라고요? 'ㅂ'; 공공기관에 고양이가 있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해서는 듀이의 사례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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