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원서와 번역서 사이에서 구입을 고민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원서로 보고 싶다는 마음과, 원서가 번역서보다 비싸다는 상황 사이에서 방황하는 것이지요. 이 책의 가격은 1만 2800원. 10% 할인을 받으면 1만원대 초반입니다. 그런데 원서는 1620엔이라 1만 6천원에서 7천원 가량 합니다. 훨씬 비싸죠. 그럼에도 원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이 책이 한국식으로 응용한 책인지, 아니면 일본의 번역을 그대로 들고 온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례로 책 중간에 등장하는 하귤은 일본의 여름귤을 염두에 둔 것인지, 아니면 제주도에서 가끔 나온다는 여름귤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일본의 여름귤인지 알 수 없습니다. 원서를 보면 적어도 일본의 식자재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파악이 가능하니까요. 다시 말해 어디까지가 역자나 출판사 주이고, 어디까지가 원주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번역서와 원서 구입 사이에서 망설이는 이유인 겁니다.



그런 문제를 넘어서 등장하는 레시피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중간 중간 레시피 축약이 보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빵들입니다. 스콘도 도시형 스콘과 시골형 스콘이 둘다 등장하고, 쇼트브레드와 당근케이크, 서머푸딩과 오렌지 푸딩 등 책에서만 이름을 들어보았던 음식들이 등장합니다. 사실 서머푸딩은 『마스터키튼』에서 처음 보았지요. 서머푸딩의 향 때문에 결국은 영국으로 돌아가 버리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 ... 보통은 사랑과 애정이 향수병을 이기곤 합니다만 이 경우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붙잡기에 애정이 조금 부족했나 싶기도 합니다. 뭐, 부부 사이의 일은 자식들도 모르는 것이니 알 수 없지요. 하하하;



클로티드 크림 만드는 법도 나옵니다. 바나나브레드도 좋고요, 민스미트 만드는 법도 있네요. 올해는 한 번 민스미트를 직접 만들어서 크리스마스 푸딩이나 케이크에 도전해볼까 싶기도..? 하지만 전 분명 그 즈음에 체중관리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겠다며 뻗어 있을 거예요. 장담합니다.



사코 다마오. 『티타임과 영국과자』, 조수연 옮김. 진선출판사, 2015, 12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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