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사진만이라도 참고삼아 보자며 빌려온 책입니다. 망설였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실제로 5분만에 사진에 나오는 것 같은 음식을 만들 수 있을리 없다고 봤거든요. 실제로도 대부분 밑준비가 필요한 음식이더랍니다. 평소 집에서 준비할 때도 냉장고에서 음식 꺼내 먹어도 데우는데 5분 이상 걸리던데 여기 나오는 음식도 그리 간단해 보이진 않습니다. 그 재료가 모두 집 냉장고나 찬장에 있어야 가능한 음식입니다.
이 책은 앞머리에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여러 모로 들고 있는데, 그 중 여러 연구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아침밥을 먹지 않은 사람이 계산 실수가 더 많았다거나, 아침밥을 먹지 않았을 때의 자동차 사고율이 더 높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 연구조사가 있다고는 하나, 그것이 아침식사를 하지 않아서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상관관계는 있지만 그걸로 인과관계도 있다는 판단은 섣부른 것이지요.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잠보다 식사를 선택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아침형 인간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아침형 인간은 아침이 빠르기 때문에 저녁형 인간이나 저혈압이 있는 사람들보다는 아침 기상시각이 이르고 같은 시간에도 훨씬 머리가 맑습니다. 따라서 계산 실수나 운전 실수도 훨씬 적을 수 밖에 없어요. 생활 습관의 문제를 식사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걸 확인하려면 다른 조건이나 생활 습관을 모두 확인한 후에야 아침식사가 정말로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아침식사의 범위도 문제인 겁니다. 한국식 아침식사는 밥과 반찬, 국이 있는 메뉴지요. 저처럼 주스와 우유, 과일 등으로 간단하게 먹는 것과 더 높은 칼로리의 식사를 하는 것도 차이가 있을 것이고, 본인이 차려 먹는 것과 남이 차려주는 것을 먹는 것의 차이도 있을 겁니다.
헥헥헥.
하여간 그런 모든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한 줄로만 설명하기에는 애매하지요.
그리고 14쪽에 4군 식품과 점수법을 보여주면서 4군의 설명 순서와 그래프의 순서가 다른 것도 걸립니다. 다각형 모양의 그래프인데, 4군 식품과 점수법에서는 왼쪽상단에서 오른쪽 상단, 다시 왼쪽 하단에서 오른쪽 하단의 방향으로 1-2-3-4군이 나열 되었지만 다른 그래프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나열했거든요. 그런 차이도 독자를 조금 헷갈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ㅂ'
그래도 뮤즐리나 간단한 수프 등을 소개한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종류가 많으니 그 중 몇 가지는 따라할 수 있겠지요. 개인적으로는 『투데이 브렉퍼스트』가 훨씬 취향에 맞지만, 그건 또 레시피의 행간이 상당합니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요.
가가와 요시코. 『5분 아침 식탁』, 안미현 옮김. 리스컴, 2015, 1만 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