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부제가 '우리 시대의 새로운 가구 제작 스튜디오를 찾아서'입니다. 이보다 책 내용을 잘 설명할 방법이 없네요. 검색하다보니 앞서 일본의 젊은 가구 제작 스튜디오를 다룬 책을 냈던 모양인데, 그 몇 개월 뒤에는 한국의 여러 가구 제작 스튜디오, 공방들을 찾아 다니며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걸 모아 낸 책인데 각 공방마다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있어 재미있더군요.


이 책에 소개된 공방은 주문제작형 공방이 많습니다. 양복을 지으러 가면 치수를 재고, 옷감을 고르고 마름질을 하고 가봉을 해서 시착한 다음에 본격적으로 제작을 하잖아요. 가구도 그렇더군요. 이 공방의 가구가 마음에 든다 하면 가서 원하는 디자인을 말하고, 나무를 고르고, 1차 제작을 하고 수정을 하고 완성. 물론 공방마다 순서가 다르기도 하고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만 여기 소개된 곳들은 거의가 기성품보다는 주문제작형 가구가 많습니다. 어떠한 가구가 필요하다고 주문하면 주문자가 원하는 스타일을 맞춰 제작을 하는데, 그렇다 해도 주문자가 직접 그 사람의 스타일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옷이 그러하듯 가구도 제작자가 평소 만들어 낸 완성품들을 보고 이런 분위기나 형태의 가구가 좋다고 하여 선택한다는 거죠.


집도 그렇지요. 일본의 사례를 봐도 어디어디에 지은 집이 마음에 들었는데 그 집을 지은 사람이 누구였다던가 하여 찾아가 설계나 시공을 맡기는 일이 많습니다. 한국이야 설계와 시공이 분리된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보통 같이 가기도 하니까요..? 아니, 이것도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할 겁니다. 하여간 원하는 가구를 찾아 맡기고 제작하다보니 비용은 상당합니다. 제작 기간도 길고 손품도 많이 들어가니까요. 맞춤형 양복도 기성복보다 훨씬 가격이 비싸지요.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것은 구입자 본인입니다. 비용과 디자인, 완성도, 만족도를 따져서 결정하겠지요.



그러나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책에 실린 공방들은 대부분 제 취향의 가구가 아니었습니다. 전 색을 칠하는 것보다는 나무의 색을 살리는 쪽을 선호합니다. 아니면 아예 옷칠 같은 것을 해서 자체의 색이 묻어나도록 하는 쪽을 좋아합니다. 거기에 가구 디자인도 둥글게 처리한 것보다는 각지고 딱닥한 쪽을 선호합니다. 공방의 가구들은 상당수가 손이 많이 가고 공방 주인-제작자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더군요. 좋아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모으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하여간 작년에 나온 책이니 최근의 공방 분위기와 가구 분위기가 어떠한지 파악하기에는 좋을 겁니다.




『젊은 목수들: 한국』. 프로파간다, 2014, 22000원.


보고 있노라면 일단 G4 끝내고 나무에 손대볼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대목이든 소목이든 아니면 기타 등등이든 간에 나무.....;

(그러나 저러나 G4 완결 짓는 것이 급선무.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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