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을 같이 묵은 것은 연작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이어지는 이야기지요. 바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같은 곳의 이야기도 아니지만 하여간 연작은 맞습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야마자키 돼지돼지. 두 권 모두 화자나 주인공은 따로 있고 야마자키씨는 모든 단편에 등장하는 감초역할을 합니다. 『크리스마스의 돼지돼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시간 대 별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돼지돼지를 목격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앨리스의 미궁 호텔』은 호텔에 올리는 작은 아마추어 연극의 시작과 실제 공연까지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의 입으로 전합니다. 서로 다른 소설이고 이어지지는 않지만 돼지돼지 시리즈이긴 합니다.


가볍게 볼만은 하지만 100% 취향에 맞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요즘처럼 신경이 날카로울 때는 오히려 이런 이야기는 입에 안 맞습니다. 차라리 전문서적을 보는 것이 낫지요.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이야기들에 가까워서 시큰둥했던 것도 있습니다.



다만 『크리스마스의 돼지돼지』는 삽화가 들어있기도 하고, 책도 얇으니 보기는 좋을 겁니다. 『앨리스의 미궁 호텔』은 삽화가 없지만 그래도 호텔을 중심으로 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니 말입니다. 양쪽에서 돼지돼지씨가 맡은 역할은 다르기도 하고요.


돼지 삽화를 보면서 익숙하다고 생각하다가 떠올렸습니다. 야마자키 돼지돼지는 중년 남자이고, 아내와 딸 둘이 있지만(『크리스마스의 돼지돼지』 참고) 그 삽화는 올리비아를 닮았습니다.(...) 다리는 둘째치고 얼굴 조형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하기야 귀여운 돼지인형이니 올리비아를 닮을 수 밖에..?;



야자키 아리미. 『앨리스의 미궁 호텔』, 권영주 옮김. 비채, 2011, 1만원.

야자키 아리미. 『크리스마스의 돼지돼지』, 서혜영 옮김, 시공사, 2003, 8500원.



그나저나. 『크리스마스의 돼지돼지』에는 오타가 있네요. 재킷 가격이 3129엔이라고 했는데, 그 바로 뒤에 1만엔 3장, 1천엔 2장을 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0이 하나 빠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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