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예와 한 쌍을 이루는 책입니다. 백귀야행도 아니고, 하여간 괴담 여러 가지를 모아 놓은 책이고요. 『잔예』 앞부분에 등장하는 독자에게 모은 여러 기담과 괴담을 다듬어 책으로 낸 것이라 보면 얼추 맞습니다.


대체적으로 일본식 공포와 기담이 뒤 섞이는데.... 무서운 건 질색하지만 영감은 없기 때문에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도 원래 무서운 걸 싫어하는터라, 읽는 내내 등 뒤가 안 좋더랍니다. 따라서 밤에 혼자서 이 책을 보았다가는 안 그런 사람도 그런게 보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노약자와 어린이, 임산부에게는 절대 권해서는 안될 책이지요.


괴담이나 기담의 상당수는 집에 붙어 있는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몇몇은 심령스팟의 이야기고, 몇몇은 자살자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보다보면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말이 틀리지 않구나 싶기도 합니다. 심령 스팟이 좋다고 쫓아갔다가 이상한 것을 만나서 생을 마감하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니 말입니다. 궁금한 건 그냥 궁금한 대로 두세요. 궁금하다고 곤지암₁에 갔다가는 일 생깁니다. 허허허허허..(먼산)




보다보면 잔예에서 등장한 사건의 소재가 이거구나 싶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 재미도 있긴 한데, 그래도 두 번 읽을 생각은 없습니다. 요즘에는 무서운 이야기를 담은 책을 못 만지는 일은 없지만 이 책은 .. 음; 가능하면 안 만지고 싶더라니까요.ㅠ_ㅠ;



오노 후유미. 『귀담 백경』, 추지나 옮김. 북홀릭(학산문화사), 2014,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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