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마스코바도 설탕은 쟁여 놓고 가끔 베이킹할 때 쓰곤 했습니다. 앞서 썼던 것은 필리핀 산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아름다운가게에서 500g에 4천원인지, 그 정도 가격에 팔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은 도통 과자를 안 만드니 고대로 밀크티 만들 때 아주 가끔만 썼지요.


집에서 밀크티 만들 때는 거의 설탕을 안 넣습니다. 차이를 만들면 달달한 수준으로 만들어 넣지만, 달디 단 차이를 마시는 일은 또 드뭅니다. 밀크티는 배고파서 마시는 일이 많으니 양을 넉넉하게 잡아 약간 묽게 만들거든요. 그것도 만들 때마다 물의 양이 다르긴 합니다. 그래도 우유가 더 많이 들어가는 것은 맞고요.





지난 달에 갑자기 생강쿠키 만들고 싶다며 관련 향신료를 찾아 헤매다가 덥석 마스코바도 설탕을 사왔습니다. 가루 설탕이 아니라 저런 덩어리 설탕이지요. 그러니까 사탕수수즙을 내서 그걸 끓여 굳힌 다음 그냥 썰어 놓은 것에 가깝습니다. 이전에 썼던 것은 이보다는 색이 덜 진하고 황설탕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넣으면 꽤 맛이 독특해집니다. 황설탕 넣는 것과는 달라요. 이 덩어리 설탕은 보고서 카페라떼나 밀크티에 그냥 하나 넣으면 딱 좋겠다 싶어 사왔습니다. 안에 들어 있는 덩어리 크기가 제각각이라, 기분에 따라 조금 달게 조금 덜달게 조절할 수 있겠더군요. 알라빠르셰와도 다릅니다. 알라빠르셰는 정제한 설탕인가 싶은 정도로 이게 당밀 안 뺀 설탕맛에 가까워요.

(당밀은 농축된 것이라 그런지 굉장히 맛이 독특합니다....  이건 밀크티에 넣으면 밀크티가 아니라 당밀티가 되겠지요.)



밀크티를 한 잔 끓여 거기에 저 설탕을 퐁당 집어 넣으면,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옵니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시면 윗부분은 단맛이 거의 없는데, 중반부부터는 조금씩 단맛이 돕니다. 그 쯤되어 컵을 흔들어 위 아래가 섞이도록 하면 단맛이 더 돌고, 아래는 더 답니다.-ㅠ- 보통 두 세 큰술 정도의 양은 그냥 남기니 아래의 달달한 국물(...)은 안 마시게 되는 거죠.

하여간 이렇게 마시니 캐러멜 맛 비슷한 진한 맛도 도는 것이 꽤 좋습니다.



날이 추우니 또 한 잔이 땡기네요. 하지만 집에서나 만들어 마실 수 있으니 그림의 떡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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