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빌리기 전에, 이 책에서 기대한 것은 농사 짓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떻게 밭을 갈고 어떻게 씨를 뿌리고 어떻게 키워내는가에 대한. 근데 읽고 나서 보니 이거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와 비슷한 종류의 책입니다. 천천히, 느리게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주장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주장한다고 적은 것은 제가 동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책을 좋아하고, 책이 없으면 안되고, 따라서 돈이 없으면 불편하고, 커피를 사랑하고, 차(茶)를 좋아하며, 그릇을 좋아하고, 따라서 뭔가 소유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이런 삶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이 할아버지가 소유하는 것을 즐기지 않냐 하면 그런 건 아니고. 그냥 프랑스 북쪽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나름 삶을 즐기면서 사는데, 이런 저런 제재가 예전처럼 사는 것을 방해하고 족쇄를 채웁니다. 그런 이야기에 대해서 소근소근 다루고 있어요. 굳이 비교하자면 타샤 튜더는 19세기의 코스츔플레이어에 가깝다면 이 할아버지는 그냥 19세기 그대로 사는 것 같고요. 100%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읽으면서 의외였던 것은 핵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찬성 의견입니다. 앞서의 글을 보면 조금 옛날 분이시라, 이런 것에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다른 적절한 발전 방법이 없는 한 프랑스는 원자력 발전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적으셨더군요. 의외였습니다..=ㅁ=;



하여간 다른 농사 관련 책을 찾아다가 조금 힐링(!) 해야겠습니다. 밀린 보고서랑 업무는 뒤로 제쳐두죠 뭐. 하하하하;



폴 베델. 『농부로 사는 즐거움』, 김영신 옮김. 갈라파고스, 2014, 13500원.


번역에서 걸리는 부분이 몇 있었는데, 적어놓지 않으면 역시 까먹습니다. 으흑..;ㅂ;

+ Recent posts